[소비자매거진W 297회 - 새만금 착공 28년...피해어민들은 왜 다시 모였나]

[한국농어촌방송=노하빈 기자]전국 최대의 곡창지대인 만경평야와 김제평야를 합친 만큼의 새로운 땅이 생긴다는 뜻의 새만금.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두고 찬성과 반대 여론이 맞서 공사 중단과 재개가 여러 차례 반복됐고 역대 정부마다 개발 방향이 바뀌면서 혼선을 빚어왔습니다. 
30년 가까이 됐지만 방조제를 만든 것 이외에는 제대로 추진된 사업이 없습니다. 
새만금 착공 28년 새만금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봤습니다.

전라북도 군산, 김제, 부안 지역에 걸쳐 있는 새만금은 1971년 새로운 농경지 확보를 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낮은 경제성을 이유로 개발 사업이 여러 차례 보류됐고 1991년 추경예산 확보로 11월 28일 전북 부안에서 역사적인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2004년까지 변산면 대항리에서 가역도, 신시도, 야미도, 비응도를 잇는 세계에서 가장 긴 33km의 방조제를 쌓아 여의도의 140배 면적인 1억 2천 만평을 새로 개발하는 대규모의 간척사업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1996년 6월 환경단체의 사업재검토 요구로 인해 방조제 공사가 중단됐고, 
2006년 대법원에서 새만금의 공익적 경제적 필요성과 환경 개선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후, 본격적인 내부개발 단계로 접어들게 됐습니다.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은 관광용지와 산업용지 등 6개 용도로 나누고 1단계 매립 사업을 오는 2020년까지 앞당겨 완성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2012년 박근혜대통령 또한 새만금 전담기구와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약속했습니다. 

1991년부터 약 19년 8개월만인 2010년 4월 27일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됐습니다.

그러나, 새만금 방조제 완공 이후 희망으로 가득 찼던 새만금의 청사진은 텅빈 매립지와 함께 표류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새만금 공사 완공 이후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의 굴곡진 100㎞의 해안선이 비응도~고군산군도~변산반도 사이를 연결하는 33㎞의 직선 방조제로 바뀌었습니다. 

그 방조제 안쪽으로 새로이 4만 100ha의 용지가 생김으로써 그만큼 국토가 확장됐습니다.
이 면적은 전주시 면적의 두 배, 여의도의 약 140배에 이릅니다. 
그런데,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얻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새만금개발청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동안 매서운 바닷바람이 피해어민들의 온몸을 훑고 지나갑니다. 
새만금개발청은 피해어민들에게 화장실을 개방하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고 어민들은 이내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소비자매거진W 297회 - 새만금 착공 28년...피해어민들은 왜 다시 모였나]

새만금 개발청의 출입구에는 출입을 규제한다는 안내문을 하나 붙여놓고 경찰과 몇몇의 직원들이 엄격히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피해어민들에 대한 화장실 이용의 제한은 그동안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해 주지 않았던 것에 대한 회한으로 번졌습니다. 
 
INT 이상두 / 전북 부안군 주민 
"우리의 어떤 삶의 터전인 바다가 없어지고 이게 뭣이냐"(라고). 그런가 하면 제가 지금 말씀드릴 새만금 땅은 그 당시에 우리 갯벌에서 밀물과 썰물의 차이에 의해서 조개도 잡고 바지락도 잡고 그러던 어떤 순수한 바다에서 우리가 생산, 말하자면 수입원을 가진 어민들의 보고(寶庫)였는데 그 당시에 정부에서는 말이에요. 많게는 800, 적게는 50에서 100만 원 정도를 보상금으로 준다고 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INT 박민길 전북 군산시 주민
(시민) 하루아침에 국가에다가 빼앗기다시피 하고 지금은 특별한 일자리도 없이 뭐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이렇게 지내고 있고요.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 당시 정부는 새만금 사업을 빠른 시일 안에 해 가지고 어민들이 바로 전업해서 먹고살기에 지장이 없게 해 주겠다 이렇게 약속을 했는데, 지금 이제 와서는 이 새만금이 이루어진 농토마저도 ‘대기업에게 임대를 한다,(혹은) 어느 큰 돈 있는 업체에게만 임대를 한다’ 이런 소문이 있기 때문에 서민으로서 정말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적절한 보상을 약속했던 정부는 지난 28년 동안 피해어민들의 생활을 어루만져주기는커녕 새로운 사업 대상자에서도 제외시키고 있는 실정입니다. 

새만금 사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 1991년입니다. 28년이 흘렀지만 방조제를 만든 것 이외에는 제대로 추진된 사업이 없습니다. 지난해 발표된 신재생에너지단지 조성사업이 사실상 첫 사업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 발표 뒤에는 피해어민들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어민들은 이 과정에서 공론화 과정도 없었고 생계는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토로합니다.  
태양광을 필두로 한 신재생 에너지 정책에 대한 논란을 짚어 봤습니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은 군산시 비응도동의 군산2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군산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찾았습니다. 

총 14조원을 투입해 새만금을 세계적 재생에너지 단지로 구축하겠다는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구상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장밋빛 청사진과 별개로 피해어민들이 협상대상자에서 제외되면서 피해어민들은 권리를 주장하는 시위에 나서게 됐습니다.

INT 편영수 새만금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작년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신재생 에너지 클러스터를 하겠다 그래서 우리 새만금 사회적 협동조합이 작년에 인가 낼 때 태양광을 400mw를 신청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 현재의 지금 여기서 개발청에서 저희를 빼놓고 뭐 대기업이나 이런 뭐 한수원이나 이런 곳만 배정을 해놓고 우리는 다 빼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개발을 하는데 우리 피해어민들이 법적으로 이 간척지 이용을 하는 것은 법률을 보면은 피해어민들을 우선적으로 사업을 하게 되어있어요. 근데 아무 배려도 않고 또 이 지역의 국회의원들이나 시장군수들이 이런 피해어민들의 애환을 들어주지 않고 있으니까 우리 스스로 조합원들이 나서 저희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오늘 결의대회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관련 법률에는 임대, 매각 대상 자격자로 해당 매립사업의 시행으로 피해를 입은 농어업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피해를 입은 농어업인 2분의 1이상 또는 10명이상으로 구성된 농어업법인에 우선 임대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INT 편영수 새만금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저 사람들은 아예 우리는 배제하고 ‘민간 협의에 의해서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습니다’ 이런 쪽으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화가 나가지고 처음부터 우리를 그냥 그 대화상대로 생각지 않고 그냥 ‘당신들은 상관이 없고 대기업을 주니까 거기서 고용창출이 되니까 고용창출 하는 데서 먹고 살아라’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 어민들이 화가 안 날 수가 없죠. 우리 새만금 사회적 협동조합  60% 이상이 피해어민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이고  만약에 배를 놓는다면  앞으로 그 법적으로 가처분이라도 해서 이 사업을 못하도록 만들겠다 그리고 우리가 청와대 앞까지 가서 우리 피해어민들의 애환을 전달하겠다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세계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정부의 장밋빛 청사진만큼 새만금 개발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피해어민들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협상의 장 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촌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