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68%의 압도적 지지로 재선에 성공하다

80년 하조원으로 조합생활 시작, 경매사로 20년 근무
지금까지 단한 번도 결근하거나 늦게 출근한 적 없어
두 번째 임기내 원예조합 1조원 시대를 열어 나갈 것
자재센터·APC센터 완공, 비닐공장 이전 초석 만들 것

[한국농어촌방송/경남=황인태 대기자] 이번에 68%의 득표율로 압도적으로 재선된 강복원 진주원예농협 조합장은 조합에서 일당 인부로 시작했다. 

군대를 갓 졸업한 열혈 청년이던 강 조합장은 당시 특별한 일이 없어서 조합의 출하지원반에 과일 싣고 내리는 하조원으로 출발했다. 그렇게 시작한 강 조합장의 조합 생활은 경매사를 따고 나서 근본적으로 변했다. 

원래 호리호리한 체격이었으나 경매사로 카리스마를 키우기 위해 헬스장부터 다녔다. 몸무게를 늘리기 위해서였다. 몸무게만 늘린 게 아니다. 긴 머리도 짧게 잘라서 인상을 험하게(?) 했다. 경매사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강한 인상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게 인상부터 바꾼 강 조합장은 성실한 태도로 조합원들에게 다가갔다. 인상만 보면 동네 건달 같기 때문에 처음에 강한 인상을 준다 하더라도 성실한 태도가 없이는 진심어린 존경을 받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재선에 성공한 강복원 조합장은 지금까지 조합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늦게 출근하거나 결근한 적이 없다. 이런 강 조합장의 성실함을 본 조합원들이 압도적 지지로 강조합장의 재선을 만들어 줬다.

그렇게 해서 자신을 바꾼 강 조합장은 경매사가 된 이래 조합장에 출마할 때까지 20년간 단 하루도 늦게 출근한 적도 결근한 적도 없었다. 전날 아무리 많은 술을 마셔도 아침 4시 반이면 일어났다. 그때 일어나 헬스장에 가서 몸을 풀고는 다른 사람보다 일찍 출근해 일에 들어갔다. 이런 자세를 20년간 지속했다. 

그 과정에서 공판장장도 되고 상무도 되었지만 강 조합장은 경매의 일을 놓지 않았다. 보통은 간부가 되면 경매일에서 손을 놓지만 자신은 조합장 출마를 위해 퇴직한 2015년까지 경매일을 보았다.

단 한 푼이라도 생산농가에게 이득을 주기 위해서는 자신이 경매를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성실한 모습을 보여준 덕분에 2015년 처음 조합장에 출마했을 때 당시 현역을 누르고 당선될 수 있었다. 자신에게 투표하기 위해 부산에서 직접 찾아온 조합원을 비롯해 경매사로서 자신을 보아온 사람들이 믿고 조합을 맡겨주었다.

그런 조합원들의 신임으로 첫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이번에 압도적 지지로 재선에 성공했다. 진주원예조합은 지금은 도약기에 들어섰다. 

이번 임기에는 1조원 시대를 어렵지 않게 열게 될 전망이다. 농자재센터도 이번임기 중에 완성될 것이며 APC센터도 차질 없이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진주에 공장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비닐 공장도 임기 중에 확장이전의 토대를 잡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조합원들은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만 해 놓으면 조합에서 책임지고 판매를 할 수 있게 된다. 국내 가격을 안정시키려면 무엇보다 수출을 늘려야 한다. 

우리 농산물에 대해서는 외국의 평이 좋다. 그래서 수출에 더 집중해야 한다. 제조업이 수출입국을 통해 세계 7대 경제대국이 되었듯이 농산물도 마찬가지이다. 

강 조합장은 우리 농산물에 대한 평이 좋은 동남아를 비롯해 미국 등 선진국을 대상으로 수출증대를 위해 두 번째 임기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다음은 강복원 조합장과의 인터뷰.

▲당선을 축하한다.
-감사하다.

▲이번이 재선인가.
-그렇다.

▲몇 명이 출마했나.
-2명이 출마했고 2번이었다. 93%가 투표해서 68%로 이겼다.

▲그 정도면 압도적인 승리 아닌가.
-첫 임기를 보아 온 조합원들이 잘 봐준 것 같다.

▲투표율이 93%이면 북한에서 치러지는 선거의 투표율 비슷한데 이렇게 높은 이유가 있나.
-우리 조합원들이 일반 농협 조합원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일반 농협 투표하러 와서 원예농협에도 투표한다. 그런 게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그래도 이 정도는 생각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투표율이 예상 외로 높았다.

▲선거가 치열해서 동원이 많이 된 것 아닌가.
-그렇지는 않았다. 선거란 것은 어느 선거나 다 어렵지만 그래도 저는 당선을 예상했다.

▲원예농협도 3선까지 가능한가.
-아니다. 우리조합은 비상근이기 때문에 연임제한이 없다. 우리조합 역사에서 유명한 강일 전 조합장은 7선을 했다.

▲그럼 강 조합장도 강일 전 조합장처럼 사실상 종신 때까지 할 건가.
-그렇지는 않다. 저로서는 이번 재선도 고맙다는 생각뿐이다. 지금은 재선에 만족한다.

▲이번 선거의 쟁점이 무엇이었나.
-원예조합은 일반 농협과 달리 경제사업을 많이 한다. 그래서 경제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게 주요 쟁점이었다.

▲강 조합장의 주장은 무엇이었나.
-저는 진주원예농협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원예농협이 하는 경제사업의 규모가 1조원을 달성하도록 하겠다는 말이다.

▲현재 얼마인가.
-9200억 원 정도 된다.

▲주로 어떤 사업들인가.
-농자재센터와 APC사업, 그리고 비닐공장 사업들이다.

▲그것을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현재 농협 뒤에 농자재센터를 짓고 있다. 이것을 완성시켜야 한다. 이것이 완성되면 농가가 사용하는 각종 농자재들을 보다 저렴하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지금은 하지 않나.
-지금도 농자재 판매를 하고 있는데 이것을 규모를 확장하여 조합원들이 보다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APC사업은 무언가.
-APC사업은 농산물 가공, 선별, 유통을 하는 공장이다.

▲이것도 새로 짓나.
-그렇다. 지금도 있지만 올해 규모를 키워서 준공을 한다. APC센터가 준공되면 조합원들은 생산만 해서 가져오면 조합에서 선별, 유통 등을 책임지고 진행한 다음 수금한 돈을 지급하게 된다.

▲선별 같은 것은 농가에서 하지 않나.
-그렇지 않다. 원예농협조합원은 여기 APC센터에 가져오면 여기에서 일괄 처리한다.

▲농가가 여기 가져다주기만 하면 다 팔아주나.
-팔리기는 다 팔린다. 다만 가격이 문제지. 가격은 그때그때 시세가 다르고 또 품질도 다 다르기 때문에 저희들이 일괄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조합원들에게 최선이 되도록 노력한다.

▲주로 어떤 품목들이 많이 취급되나.
-지금은 딸기, 파프리카, 단감, 배 등이 많이 취급된다.

▲그 중에 어떤 품목이 제일 전망이 좋나.
-딸기가 아무래도 전망이 제일 좋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과잉생산에 대한 신호가 계속 울리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딸기는 수출전망이 좋아서 아직은 괜찮다고 할 수 있다.

▲생과일 말고 다른 것은 어떤 사업을 하나.
-감식초와 단감식초 매실엑기스 등도 만들 예정이다. 가공공장이 없으면 농가들이 아무래도 다 처분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런 것을 예방하기 위해 가공공장을 지으려고 한다.

▲비닐공장도 짓는다고 했는데.
-비닐공장은 현재 상평공단 내에 800평 규모의 공장이 있다. 그런데 이게 20년 정도 된 공장이어서 기계와 시설이 노후화 돼 있다. 그래서 이를 이전하려고 한다.

▲어디로 이전할 것인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3000평 정도 규모로 신축하려고 하는데 아직은 부지를 정하지 못했다. 제 임기 중에 적어도 부지정도는 확보하고 시작은 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조합이 이렇게 직접 비닐공장을 할 필요가 있나.
-필요가 있다. 그런데 진주에 비닐공장이 없다. 예전에는 많았는데 다 문을 닫았다. 그래서 조합원들에게 싸고 품질 좋은 비닐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직접 비닐공장을 할 수밖에 없다.

▲진주원예농협은 언제 생겼나.
-1962년 8월에 설립됐다.

▲조합원은 몇 명인가.
-2460명이다.

▲관할구역은 어디인가.
-원예농협은 관할구역이 넓다. 4개시 9개 군이 관할구역이다.

▲어디를 말하는가.
-진주시, 사천시, 통영시, 거제시, 고성군, 남해군, 하동군, 의령군, 함안군, 산청군, 함양군, 거창군, 합천군 등이다.

▲원예농협이란 무엇을 재배하는 농가들인가.
-과수, 시설채소, 특용작물, 꽃 등이다. 이 가운데 꽃은 거의 없다. 주로 과수, 채소, 특용작물 들이라고 보면 된다.

▲조합장은 언제 원예농협에 들어왔나.
-그게 80년인데 그때 제가 군대를 막 제대했다. 막상 뚜렷이 할 일도 없고 해서 그 당시 원예조합 출하지원반에서 과일 싣고 내리는 일을 했다. 그 일을 하는 사람을 하조원이라고 하는데 노가다이다. 일당직의 노가다부터 시작했다.

▲그게 전부인가.
-그렇게 하다가 95년인가 경매사 자격증 시험이 있었다. 1회 시험이었는데 시험을 쳐서 경매사가 됐다. 경매사가 된 후 20년간 원예조합에서 경매를 보았다. 그게 원예조합에서 저의 가장 중요한 경력이다.

▲왜 그런가.
-경매사를 하면서 원예조합에서 상무도 되고 공판장장도 되고 나름대로 출세를 했다. 그리고 경매를 하면서 보아 온 조합원들이 저를 조합장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저는 20연간 원예조합에서 경매사로 일하면서 하루도 결근한 적이 없었다. 상무나 공판장장이 되면 경매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저는 경매가 천직이라 생각했기에 조합경영을 하면서도 경매를 계속했다. 지금도 아무리 술을 마셔도 4시 반이면 일어난다. 2015년에 조합장에 출마했는데 그때까지 똑 같은 모습으로 경매를 했다. 그런 저의 일관된 모습들을 조합원들이 잘 봐주신 것 같다.

▲구체적 사례가 있나.
-제가 처음 조합장에 출마했을 때 부산에 있는 사람이 전화가 왔더라. 투표하러 가려는데 투표장이 어디냐고 묻는 전화였다. 그래서 부산에는 조합원이 없습니다했더니 농장은 수곡에 있는데 퇴직하고 부산으로 이사를 갔다고 하더라. 그렇지만 제가 조합장에 나온 것을 보고 저사람한테 조합을 맡겨 놓으면 일을 잘 하겠다는 생각에 꼭 투표를 해야 한다면서 전화를 하셨더라.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나더라. 그리고 정말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분들의 도움으로 첫 선거에서 이겼고 이번에도 승리한 것 같다.

▲경매사가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그렇지는 않다. 그런데 경매사는 일단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저도 원래 머리스타일이 이렇지 않았다. 긴 머리였다. 몸무게도 지금보다 적게 나갔다. 좀 카리스마 있어 보이게 하려고 머리도 짧게 자르고 몸무게도 늘렸다. 그렇게 20년 하다 보니 좀 강한 인상이 됐다.

▲농사는 짓지 않나.
-농사를 짓지 않으면 조합원 자격이 없다. 산청 예전의 진로농장에서 배 농사를 짓고 있다. 4천 평 정도 된다.

▲그 정도 지으면 연 소득이 얼마나 되나.
-농사에 전념하면 배 농사 4천 평 정도 지으면 1억 정도 올릴 수 있다. 그런데 저는 전업농이 아니어서 인건비가 많이 든다. 연간 2천 만 원 정도 된다.

▲앞으로도 배 농사 할건가.
-조합장 마치면 더 집중해서 배 농사를 할 생각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촌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