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지나온 60년을 거울삼아 다가올 60년을 준비해야할 시기

서충주에서 후보자로 나선 김병국후보
서충주에서 후보자로 나선 김병국후보

[한국농어촌방송=박세주 기자] 농협중앙회장은 215만 명의 조합원과 10만여 명의 임직원 및 농업인들이 어려울 때나 힘들 때 든든한 힘이 되고 버팀목이 되어주는 동반자와 같은 자리다.

내년 1월 31일 실시되는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후보 중 한 명인 前 서충주 농협 조합장 김병국 후보에게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출마 동기와 공약을 물어봤다.


Q.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영원한 농협맨으로서 아직 다하지 못한 소임이 있습니다. 저 김병국은 5선 조합장으로 축적한 현장 경험, 농업·농촌에 대한 열정, 그리고 농협맨으로 살아온 우직함 말고는 별로 가진 게 없습니다. 많이 부족한 제가 농협중앙회장에 도전한 이유는 아직 다하지 못한 소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랑스러운 농협은 지난 반세기 동안 농업의 시장 실패를 막아내며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는 막중한 소임을 다해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종합농협의 틀 안에서 신용사업을 통해 경제 사업을 지원하는 협동조합 모델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 농업에 적합한 한국형 모델로 단단하게 뿌리를 내린 것으로 평가할 만합니다. 

그러나 어느덧 환갑을 맞이한 우리 농협이 이제는 다가올 6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협동조합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변화와 안정의 수레바퀴로 ‘잘사는 농민, 살고 싶은 농촌, 함께 하는 농협’을 농협 가족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저의 도전은 통합의 빅텐트 아래 다가올 6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협동조합의 길을 찾는 것입니다.

Q. 후임과 서충주농협의 미래를 위해 퇴임을 결정하셨다고 들었는데
5선 조합장으로 20여 년간 재임하면서 많은 성과를 냈다고 자부합니다. 조합장 취임 1주 만에 받았던 합병 권유를 통보받았던, 서충주농협이 지난 20년 동안 부실 조합의 오명을 벗고 충북에서 제일가는 으뜸 조합으로 성장했으며, 저에게 준 경영인으로서의 소임을 다했다고 스스로 평가합니다. 또한 재임기간 동안 당기순익은 1,686만 원에서 6.1억 원으로 35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고객 기반이 취약한 지역에서 신용사업에 강한 농촌형 조합으로 성장하였다는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끼며, 6선에 도전을 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이유는 이제는 나와 다른 시각,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인재가 나와야만 서충주농협이 지금보다 더 멀리, 더 높게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저보다 유능한 후임에게 길을 열어주고, 저는 영원한 농협맨으로서 농업, 농촌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고자 합니다.

Q. 퇴임 후에 어떻게 지냈는지?
앞만 보고 달려온 42년의 세월을 뒤로하고서야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농업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다 보니 당면한 경영 현안에 치여 농업과 농촌에 대해 사유할 수 있었던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농업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며 우리 농업·농촌에 대한 문제의 답이 현장에 있다고 생각하여 현장학습과 연구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또한, 농촌 현장 답사를 통해 우리 농업이 직면한 현실과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면서 다시 한번 현장에서부터 답을 찾아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Q. 농협에 대한 생각과 평가는?
농협은 지난 반세기 동안 농산업의 시장실패를 방어하며 공익적 가치를 강화하는 병참기지로서의 소임을 수행해왔습니다. 특히, 종합농협의 틀 안에서 신용사업을 통해 경제 사업을 지원하는 순환 경제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한국농업에 적합한 협동조합 모델로 단단하게 뿌리를 내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협동조합 경영이 농협의 주인인 농민조합원이나 지역 농·축협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도·농간 조합격차, 계열 간 사업 경합, 저 출산·고령화에 따른 농촌소멸 위험 등 농협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다가올 50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농협중앙회가 변화와 안정을 두 축으로 삼아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협동조합의 지속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새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농·축협은 협동조합의 근간이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얘기
어느덧 환갑을 목전에 둔 농협은 산업화과정에서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대체하기 어려운 버팀목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지금의 모습으로 앞으로도 잘해 나갈 수 있을까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신이 없어지는데, 일선 조합장으로 20여 년의 세월 동안 농업·농촌이 직면한 도전과 한계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단 한 번의 압도적인 경험이 30년간 익숙해진 습관조차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농협을 더욱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그 하나는 무엇일까요? 그 답은 당연히 농·축협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100여 개의 일선 조합으로 구성된 농·축협 네트워크는 농업인과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생산 거점인 동시에 협동조합 경영의 근간을 이루는 원천이기 때문인 것이죠. 즉, 농업 가치사슬의 시작과 끝에 농·축협 네트워크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농·축협의 성장 기반이 견고해야만 협동조합의 보편적 가치가 농업인의 풍요로운 삶으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지역 및 농촌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한편, 농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을 살펴보면, 농·축협이 자생할 수 있는 토대가 빈약해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는데, 이제는 농·축협의 지속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새로운 협동조합의 틀, 즉 경제 및 신용사업의 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절실함이 엄습해 옵니다. 

Q. 농·축협 신용사업에 대한 생각은?
농·축협 신용사업의 기본 사상은 신용사업을 통한 잉여가 농업·농촌 지원으로 환류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에 있고, 그 중심에 상호금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농·축협의 자금을 결집해 운영되는 상호금융은 농·축협을 위한 수익 센터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데, 즉 지역 금융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용사업의 도농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농·축협 병참기지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인 것이죠. 상호금융의 결집된 힘이 지역 기반이 취약한 일선 조합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없으면 존재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위탁한 자산의 수익력을 높여 환원해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전문 자산운용 기관과 견줄만한 성과를 내고 있느냐?”, “그 성과가 도시·농촌 조합의 성장격차 해소에 얼마나 기여했느냐?”라는 질문은 일선 현장에서 흔히 듣는 질문들에서 질적 평가에 대한 답이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상호금융은 실질적인 농·축협 중앙은행으로서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합니다. 예대 사업 중심의 단순 지도/관리에서 벗어나 개별 조합의 지역 역량과 경영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사업 방식과 모델을 제시해야 합니다. 농·축협과 농협 금융 역시 협력과 경쟁이 상존하는 모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데, 이제는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서로 상생 협력할 수 있는 구조적인 해법이 필요한 때입니다. 

Q. 농·축협 경제 사업에 대한 생각은?
지역 농·축협의 존립 목적은 농업인의 생산 활동을 지원하고 양질의 농산물을 좋은 가격으로 판매해 농업인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는 것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협동조합의 우산 아래 생산지농협과 판매농협 간의 분업체제가 뿌리를 내려야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농협중앙회가 판매농협 구현을 강조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책임 판매 물량은 20~30%에 불과하기에, 생산지 농협은 양질의 농산물 생산에 집중하고 농협중앙회가 ‘책임 판매’ 할 수 있는 시스템적 해법을 제시해야 합니다. 책임판매가 실현된다면, 현지에서 농·축협을 통한 출하물량이 증가하는 수요결집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농협 경제 지주는 많은 수익을 쫓기 보다는 조합의 이용 편익을 증대시키고 ‘최선의 가격’을 제공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협동조합이 제공하는 ‘최선의 가격’이란 농업인에겐 농자재(사료/비료/농약) 최저가격 공급, 조합에는 원가 수준의 합리적 가격, 소비자에겐 적정 마진 제공 등에서 비롯되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성과 중심의 경영 KPI를 과정 가치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조합장 이외의 다른 활동을 하시는 것이 있는가?
얼마 전까지 농협중앙회 이사로 4년간 재임하였는데, 개인적으로 큰 틀에서 농협 경영 현안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배움의 시간을 가졌으며, 특히 재임 중에 농민을 위한 조합, 조합을 위한 협동조합에 희망이 있다는 신념으로 맡은 바 소임에 충실했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중앙회 인사추천위원장으로 재임할 당시에는 전문성 기반의 지역 안배 인사를 정립하기 위해 혼신을 다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에는 충북도당(민주당) 농업발전위원장으로 지역 농정을 자문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국민 소통 특별위원(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직을 수행하면서 지역 균형 발전의 틀 안에서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한 농정과제들을 자문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할말
우리나라의 근간 산업이었던 농업은 제조업 중심의 압축 성장에 밀려 이제 GDP의 2%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등 농산물시장 완전 개방의 파고가 지진·해일처럼 밀려오고 있는데, 도농 간 소득 격차 확대, 농가 소득 정체 등으로 잘사는 농민으로 가는 길은 아직 멀기만 합니다. 살기 좋은 농촌은커녕 저 출산·고령화로 인한 농촌소멸 위기가 점차 심화되고 있습니다.이럴 때일수록 농협이 농업·농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합니다. 저 김병국의 꿈은 ‘잘사는 농민, 살기 좋은 농촌’이며, 이를 위해 퇴임 이후에도 농업·농촌에 헌신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 김병국 후보가 걸어온 길

- 한국농업연구소 소장 (2019.11. ~ )
-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 (2019.10. ~ )
- 더불어 민주당 충청북도당 농업발전대책위원장 (2019.09. ~ )
- 농협중앙회 인사추천위원회 위원장(2016.05. ~ 2019.03.)
- 농협중앙회 이사 (2015.06. ~ 2019.03.)
- 검찰총장 표창 (2013.)
- 대통령 표창 (2013.)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2011.07. ~ 2013.06.)
-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 표창 (2010.)
-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 표창 (2003.)
- 서충주농업협동조합 조합장 (2000.07. ~ 2019.03.)
- 이류농업협동조합 조합장 (1998.02. ~ 2000.07.)
-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 표창 (1995.)
-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 표창 (1993.)
-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 표창 (1988.)
- 대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전문학사 (2011. ~ 2013.)
- 1951년 충청북도 충주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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