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진주시(을) 지역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진주시(을) 지역위원장

[한국농어촌방송/경남=서소연 더불어민주당 진주시(을) 지역위원장] 한해를 지내며 새해를 앞두고 느끼는 감정이 조금 절박하다. 바빠서가 아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본사 관련 기사를 보니 더욱 그렇다. ‘다음’의 본사는 서울에 있지 않다. 제주도에 있다. 다음은 사업 영역이 거리에 제한이 없다는 확신으로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했다.

제주도로 본사를 옮기게 낸 내력은 이랬다. 2003년 다음의 이재웅 대표가 회사 게시판에 농담처럼 “회사를 전주나 경주 쪽으로 옮겨보는 건 어떻게 생각하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때 검색팀장을 맡고 있는 분이 “이왕이면 제주도로~”라는 댓글을 남겼다. 그러자 곧장 이재웅 대표는 밥 먹자며 그 사람을 불러 “제주도가 괜찮은 것 같다”고 이야기를 꺼내며 제주도 이전이 본격화되었다고 한다.

2004년 3월 다음은 본사 이전을 ‘즐거운 실험’이라고 했고 16명의 선발대가 제주도로 갔다. 그리고 차근차근 회사를 옮겼다. 현재 제주 근무자가 천명에 가깝다. 처음에는 제주생활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제주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다. 2013년 제주 근무 직원 대상 만족도 자체조사에서 ‘만족한다’는 응답이 91.3%(설문참여자 418명)에 달했다. 다음의 매출액도 제주 이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유명한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도 본사를 제주로 옮겼다. 넥슨의 제주 이전 작업은 법인 단위로 모두 이주했고, 집을 무상으로 지원했다. 서울 집값이 워낙 비쌌으니 직원들도 만족했다. 넥슨은 자신의 문화적 역량과 제주가 가진 가치를 연결하여 로컬푸드 레스토랑을 만들고 수익금을 제주지역에 나누었다고 한다.

또 눈길을 끄는 것은 다음, 넥슨을 거친 분들이 만드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 사회적 기업은 제주 청년들의 일자리 등의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고, 제주 청년들은 새로운 것을 기획하며 서로 연결되어 제주도의 변화를 이끌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제주도가 참 부럽다.

진주는 서울에서 천리 길, 제주보다야 가깝지만 제주만한 조건이 아닌 듯하다. 지수초등학교는 삼성, 엘지, 효성 등의 창업자가 다닌 학교다. 지수초등학교 터에 진주시에서는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 구축’을 진행하여 교육센터, 도서관과 체험관을 만들고 있다. 좋은 일이다. 물론 더 좋은 일은 다음이나 넥슨처럼 진주로 본사를 옮기는 대기업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진주로 본사를 옮겨오는 대기업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진주의 교육환경 등의 개선이 절실하다. 진주의 청년들도 떠나는데 딴 데서 진주로 몰려들 이유가 있는가? 없다. 진주혁신도시에 11개 공공기관이 들어서고 직원들만 4천명이 넘게 진주로 와 진주의 인구가 늘었고 진주의 청년들도 취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 앞으로가 문제다. 혁신도시로 인해 진주 인구가 더 이상 늘지 않는다. 4천명이 넘게 진주로 이전하였다고 하지만 아직 나홀로 진주로 온 분이 많다. 주말이면 이분들은 서울 쪽으로 가기 바쁘다. 진주를 정주할 곳, 살 곳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지역균형발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진보니 보수니 하는 정치 싸움은 진주 같은 곳에서 큰 의미가 없다. 지역균형발전을 외치지만 가능할까. 새해에는 가능할까. 가면 갈수록 서울 중심의 수도권에 인구가 몰린다. 수도권 인구가 전체인구의 절반이 넘었다. 무엇보다 지역대학에 대한 우대 정책이 필요하다. 거점국립대학에 대한 특별우대가 절실하다. 균형발전을 위해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비율을 60~70%까지 끌어 올리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사회의 불평등, 불공정의 해소는 지역 불균형 해소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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