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東松餘談] 코로나와 기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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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칼럼東松餘談] 코로나와 기생충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 승인 2020.02.14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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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전 imbc 사장
하동근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전 imbc 사장

[한국농어촌방송/경남=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2020년 경자년은 작년말 걱정했던 것처럼 연초부터 그렇게 순탄하게 출발하지는 않는 것 같다. 우선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로 여전히 초비상사태다. 사망자가 천 명을 넘어선 중국 우한 현지의 사정은 그만두고라도 국내 상황 또한 녹록치가 않다. 사망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사회전체가 꽁꽁 얼어붙은 느낌이다. 항공, 물류, 관광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백화점이고 대형마트고 재래시장이고 식당이고 당구장이고 어디든 다수 대중이 모여드는 곳은 썰렁함 그 자체다.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당분간은 아예 외부 접촉을 피하겠다는 분위기이다. 이 와중에 최초로 코로나바이러스를 보고하고 사망한 중국인 의사의 가짜 유서를 놓고 중국의 경직성을 비판하는 견해들이 비등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영화 ‘기생충’ 쾌거로 연일 매스컴이 떠들썩하다. 한국영화 역사상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금자탑이자 일대 사건임에는 분명하다, 오스카 4관왕을 획득하고 그것도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받기는 처음이란다. 글로벌 대박이 보장된 대단한 경사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이를 두고 말도 많고, 평가도 다양하다. 여야가 모두 수상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는데 야권에 대해 봉준호 감독과 투자배급사인 CJ를 정치적으로 압박해놓고선 이제 와서 축하할 자격도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영화에 나오는 졸업장 위조 장면은 조국 일가의 표창장 위조 판박이라는 반대쪽 비판도 쏟아진다. 같은 영화에 평가가 서로 엇갈리는 대목이다.

영화 ‘기생충’은 상류층과 하류층 두 가족의 만남을 통해 부의 양극화 현상 즉 부익부 빈익빈 의 사회현상을 그린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 스스로도 기생충은 악인도 없으면서도 비극이고, 광대가 없는데도 희극이라고 밝혔듯이 블랙코미디 요소가 다분하다. 이어령 선생도 영웅도 악당도 없는, 빛과 그림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선 속에 악이 있고 악 속에 선이 있는 이른바 가해자도 없고 피해자도 없는 복합 가치관의 세계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기생충은 숙주가 없으면 죽는다는 점을 미루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결국 서로 주고받는 상생의 구조이며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이 점을 새겨야 한다고 했다. 사스나 메르스나 코로나 바이러스 또한 모두 숙주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생충의 일반적인 존재 원리와 같다. 그런 점에서 우한폐렴 사태는 정상적인 숙주와 기생충의 균형 관계가 깨져서 안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즉 균형관계의 파괴에 따른 유전적 충격으로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했을 때 인류에게 치명적인 질병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야생동물을 먹는 왜곡된 식도락 풍습이 촉매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문제는 상호 공존과 균형이다.

정치권이 두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거에서 서로 물러날래야 물러설 수 없는 건곤일척의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여권은 장기집권 체제구축과 사회주의 정책의 본격 도입을 위한 최고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결연한 자세이다. 야권은 정권심판을 앞세우고 절대 승리를 위한 보수 대통합론 내세우고 흩어진 전열 정비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쪽이나 코로나와 기생충이 암시하고 있는 공존과 균형이란 개념을 찾기가 힘들다. 이분법 대결구도에 감염된 채 서로 확대 재생산하고 있을 뿐이다. ‘기생충’의 수상에 환호하고, 코로나에 겁먹고 움츠리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사회적 빈부격차 현상을 줄이기 위한 지혜를 나누고 자연재해급 질병의 재발방지를 위한 글로벌 공동협조 체제수립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우한폐렴이 어떻게 수습되느냐에 따라 선거결과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양날의 칼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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