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곤 조각가

어린시절부터 조각가 꿈 가지고 지금까지 달려와

긍정적인 생각 전환 통해 지금의 작품 방향성 설정
작품에 요구되는 기술 습득 등 스스로 발전 노력해
3D 형태로 모델링한 슬라이스 작품 대중에 선보여

“지금의 작품 방향성도 좋지만
다른 방향성도 생각하고 작품에도 도전하고 싶다”

백인곤 작가 작품 ‘2019 물과 바람의 기억-Wave/wood’
백인곤 작가 작품 ‘2019 물과 바람의 기억-Wave/wood’

[한국농어촌방송/경남=정웅교 기자] 백인곤(48) 조각가는 인간이 겪었던 경험과 기억을 자연의 시각으로 형상화한다. 백 작가만의 창작을 3D 형태로 모델링한 슬라이스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백 작가는 자연의 시각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인식의 전환이 필요했다. 대학 졸업 전까지 부정적으로 바라본 예술 시각을 긍정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했다. 바나나 단면을 잘랐을 때 고기를 자른 단면처럼 보이는 작품을 보면 잔인하다고만 생각했지만, 긍정적인 생각 전환을 통해 현대 기술에 적용해본다면 고기를 바나나 먹듯이 언제든지 먹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지금의 작품과 백 작가를 있게 했다.

백 작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순수미술 조각가의 꿈을 가지고 달려왔다. 백 작가는 어린시절부터 돌과 나무를 활용하는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고 미술작가라는 꿈을 가지게 됐다. 그런 그는 대학 졸업 이후부터 현재까지 전업작가 길을 걸으며 꿈을 이뤄가고 있다.

백 작가는 어디 기대어 성장하는 사람보다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런 창작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이 진정한 작가라 생각한다. 백 작가는 전시회 개최 전 작품에 쓰이는 재료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작가의 손길이 닿아야 더욱 아름다운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나면 자연스레 대중이 작가의 작품을 기억하게 된다는 백 작가의 지론이다.

백 작가는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다. 백 작가의 건강 악화와 백 작가만의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3D 형태로 모델링한 슬라이스 작품으로 방향성을 설정했다. 돌과 나무로 활용한 조각 작업은 많은 노동과 시간이 투자되는 반면 백 작가가 추구하는 방향성의 작품 작업 방식은 덜 투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 응하는 많은 기술이 요구됐다. 그래픽‧레이저‧CNC선반 등을 습득하기 위해 무료로 기술을 강의해주는 영상을 보고 밤낮 할 것 없이 틈틈이 노력하며 기술을 배워 백 작가가 원하는 지금의 작품들이 탄생했다.

백 작가는 죽을 때까지 조각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살아생전에 많은 전시회를 갖고 나의 작품 방향성을 대중에게 알리고 그런 대중들이 나의 작품세계에 들어와 함께 이해하고 소통하고 싶다. 지금의 작품 방향성도 좋지만, 다른 방향성도 생각하고 작품에도 도전하고 싶다. 작가로서의 이러한 목표들을 가지고 죽을 때까지 조각 작업을 하고 싶다”

백 작가는 1972년 경남 남해에 태어났지만, 학교 입학을 위해 진주에 와 진주 선명초, 남중을 졸업하고 사천고, 창원대 미술대학을 나왔다. 현재는 지금의 아내를 만나 진해에 정착했다.

백 작가는 경남현대조각협회 회장을 비롯해 경남도 초대작가, 한국미술협회 진해지부 회원, 경남 조각가협회, 수조각회 등에 소속해 조각 미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백 작가는 대중이 나의 작품세계에 들어와 소통하는 목표 등을 이루기 위해 죽을 때까지 조각 작업을 할 계획이라 했다.
백 작가는 대중이 나의 작품세계에 들어와 소통하는 목표 등을 이루기 위해 죽을 때까지 조각 작업을 할 계획이라 했다.

▲조각을 언제 처음 접했나.

-어린시절 아버지를 따라 돌과 나무를 활용해 조각하는 것을 처음 접했다. 고등학교 시절 조각과 관련된 것들을 생각하면서 조각가의 꿈을 꾸고 대학 졸업 이후부터 전업작가의 길을 걸으며 꿈을 이루어가고 있다.

▲조각작업에 특별한 재능이 요구되나.

-그렇게 생각한다. 작품의 구도와 섬세한 부분을 표현하기 위한 기술들과 감각도 필요 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을 만들어낼 작가만의 창작이 중요하기 때문에 열린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백 작가만의 작품 기법이 있는지.

-요즘은 3D 형태로 모델링한 슬라이스 작품을 작업하고 있다. 예전에는 돌과 나무 등을 활용해 조각 일을 해왔지만, 우연히 3D 작품을 한 번 접하고 작업하다 보니 이와 관련된 작업을 해보고 싶어 집중하고 있다. 작품 방향성도 있지만, 돌과 나무는 노동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반면 3D 기법엔 작업 시간이 덜 소요된다. 남는 시간엔 아내를 도와준다,

▲올해는 어떤 전시를 했는가.

-마산 동성동에 있는 ‘창동 골목 멕시코 커피밀’에서 ‘물과 바람의 기억’ 주제로 1월 20일부터 2월 1일까지 작품을 전시했다.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기억을 물과 바람의 기억 시각으로 바라보고 표현했다. 물과 바람은 흐르거나 담겨 있고 머물기도 한다. 또한, 사물을 지나치기도 감싸기도 하고, 때로는 공간에 머물면서 순간의 형상들을 기억하고 잔상으로 남아있다. 그 순간의 형상과 잔상의 단면을 켜켜이 쌓아올려 입체적으로 조형화시켜 ‘기억’의 형태를 시각화한 작품이다.

▲3D 기법의 작품에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창작의 고통이 가장 크다. 집이 진해에 있다 보니 주로 가는 바다를 보면서 작품을 위한 방향성의 해답을 많이 찾는다. 아무 생각 없이 바다를 보며 걷다 보면 ‘아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면 작품으로 표현을 한다. 또, 조각은 비슷한 작품이 많다. 인터넷 검색 등을 하면서 기존의 작품을 피해 하나밖에 없는 작품으로 만들려 한다.

▲이런 기법을 활용하는 작가들이 많은가.

-조각가 자체가 많이 없는 것으로 안다. 기본적인 조각의 기술도 요구되지만, 3D를 위한 그래픽‧레이저‧CNC 등의 기술들이 필요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그렇다면 그 기술들을 다 배웠나.

-그렇다. 학원 다니면서 배운 것은 아니지만 작업시간을 제외하고 틈틈이 그래픽‧레이저‧CNC 등의 기술들을 무료로 강의해주는 유튜브 등을 통해 기술을 습득하고 그 기술들로 지금의 작품들에 활용하고 있다.

▲작품 하나를 만드는데 얼마나 소요되는지.

-작품을 완성하기엔 창작이 어려워 정확히 얼마나 소요되는지 말하기 어렵지만, 창작만 된다면 한 작품을 완성하는데 일주일 정도 소요된다. 그래픽 2~3일, 도면 1일, 제작 2~3일 소요된다.

▲그런 작품이 완성되면 어떤 느낌인가.

-내가 오래 고민하고 창작한 것들이 작품으로 탄생했을 때 이루어 말할 수 없을 만큼 짜릿하다. 그래서 작가들이 창작의 고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전시회에 평소에 몇 점을 출품하는지.

-때마다 다르지만 평균 15~20점 출품한다.

▲다작이 안되니 전시회 준비기간도 길지 않는가.

-15~20점을 출품하게 되면 하루도 쉬지 않고 4~5개월이 소요된다. 하지만, 하루도 쉬지 않고 했을 경우라 더 오래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다음 전시회 계획은 있는지.

-진해 문화센터 전시실에서 11월 25일부터 11월 29일까지 ‘물과 바람의 기억’ 주제로 올해 초에 개최한 전시회와 다른 느낌으로 표현해 출품할 계획이다. 자작나무 위에 도색 하고 색다르게 표현해 대중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백 작가가 생각하는 전업작가란.

-어디 기대어 성장하는 사람보다 스스로 발전하도록 노력하고 그런 창작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이 진정한 작가라 생각한다. 전시회 개최 전 작품에 쓰이는 재료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작가의 손길이 닿아야 더욱 아름다운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대중이 작가의 작품을 기억한다. 재료값이 없으면 다른 노동까지 해서 준비해보거나 다른 작품과 겹치지 않도록 창작의 고통을 느끼고 작품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 작가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살아생전에 많은 전시회를 개최하고 나의 작품 방향성을 대중에게 알리고 그런 대중들이 나의 작품세계에 들어와 함께 이해하고 소통하고 싶다. 지금의 작품 방향성도 좋지만, 다른 방향성도 생각하고 작품에도 도전하고 싶다. 작가로서의 이러한 목표들을 가지고 죽을 때까지 조각작업을 하고 싶다.

▲작가로 벌어들이는 수입에 대한 아내의 반응은.

-수입이 일정하지 않으며 적더라도 아내가 전부 이해해준다. 오히려 작품을 위한 작업 외 다른 일을 하지 못하게 하며 작품에 전념하라 한다. 아내가 미술교사로 있어 작품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이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해해주는 듯하다. 나도 시간이 나면 집의 일이나 아내의 일을 도우려 한다.

▲조각 외 다른 취미나 특기가 있는지.

-특기보다 낚시를 정말 좋아한다. 요즘 개인 전시회 준비로 바빠 가지 못하지만, 전시회가 끝나면 낚시를 틈틈이 다닐 계획이다. 유일한 낙이다.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아내와 중학교 3학년 딸이 있다.

▲딸에게 미술을 권할 생각이 있는지.

-물론이다. 딸 본인이 미술을 직업으로 선택한다 그러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창의적이고 작가만의 작품이 세상에 탄생했을 때 너무 아름답다. 그 느낌을 딸이 알았으면 한다.

▲백 작가의 고향은 어디인가.

-1972년 남해에서 태어났다. 지금의 아내 발령지가 진해로 되면서 진해에 정착했다.

▲근데 왜 이반성면에 위치한 작업실을 이용하는가.

-여기 정수예술촌에 대학 동문과 선배들이 있어 한 번 놀러 왔다가 10년째 여기서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여기서 계속 작업할 계획이다.

▲정수예술촌에 일반 시민들이 많이 찾아오나.

-코로나19 전에 진주 관내 학교 학생들이 교내 프로그램을 위해 많이 찾아왔다. 체험관 등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들이 마련돼 있다.

▲백 작가 학력은 어떻게 되나.

-진주 선명초, 진주 남중학교, 사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창원 미술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백 작가는 어떤 대외활동을 하는가.

-현재 경남현대조각가협회 회장을 비롯해 경남도전 초대작가, 경남조각가협회, 수조각회 등에 소속해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 전시회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문신탄생 100주년 기념 2019대작전, 경남전업미술가협회전 부스전, 가을열림 국제교류전, 창원 비엔날레, 현대미술 20인전, 부산조각제, 아시아미술제, 남부현대미술제 등 다수의 경험이 있다.

백인곤 작가 작품 ‘2019 물과 바람의 기억-forest/w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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