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늦은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닌 집착에 불과하다
사랑도 시기와 때에 맞춰서
적절하게 해야 한다

정숙자 문학박사
정숙자 문학박사

[한국농어촌방송/경남=정숙자 문학박사] 인생은 설명할 수 있는 논리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비논리가 존재한다.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수없이 일어나고 또 일어나는 일이 바로 우리가 사는 삶인 것 같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제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는데 오늘은 사람도 아닌 사람이 되고 어제는 너만 사랑했는데 지금은 너만 사랑할 수가 없게 된다.

이런 요지경에 살다보니 진실은 물속에 가라앉아 버렸고 아부와 아첨이 세상을 독차지하고 있다.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어느새 미움의 대상이 되고 이들의 존재는 어느새 구석으로 밀려나게 된다. 진실이 아닌 꽃 같은 말에 동조하여 진짜 꽃인지 가짜 꽃인지 확인하지도 않고 집안 거실을 장식한다. 수고가 필요 없는 꽃 무덤을 보면서 겨우 알겠지만 그들은 거짓된 몸짓에 또 꽃으로 오해하고 넘어간다.

시간이 흘러 거짓에 더러움의 무게가 채워지면 알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미 늦게 된다. 구석에 밀려 앉아있던 진실한 존재들은 자신을 알아보는 이에게로 이미 떠나고 없다. 자신의 옆에는 온갖 거짓과 허영만 남아있는 가벼운 인간만 남을 것이다.

이렇듯 세상을 살아가는 일에는 적절한 때가 있다. 자연이 시간의 흐름에 단 한 번도 제 할 일을 놓치지 않고 묵묵히 그 일을 하고 있듯이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제 위주로 시간을 보내다가 뒤늦은 후회와 함께 다시 그 길을 되돌아 걷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미 두 사람은 길을 걷는 방향이 달라져서 너무 먼 거리까지 와버렸다. 누군가는 또 뒷걸음을 쳐야하는 순간이 오게 된다. 그러면 뒤돌아 걷는 이는 누가 될 것인지 고민이 생긴다.

차라리 이미 각자 알아서 길을 걸어왔듯이 각자의 길을 걷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굳이 우겨서 누군가의 희생으로 그 길을 함께 걷는다고 해도 그 동행은 즐겁거나 행복한 일이 아니다. 단지 한 사람은 사랑이라는 말로 다른 사람의 삶에 희생의 무게를 추가할 뿐이다. 한 사람은 예전과 변함없이 오로지 제 위주의 사랑을 고집하고 있을 뿐이다. 사랑이라는 말이 모든 것을 용서하고 이해하기에는 다른 한 사람은 이미 순수하지도 않다. 세월의 시간만큼 세상을 알아버렸다. 이제는 두 사람에게 남은 사랑은 없다.

서로의 존중과 배려로 남은 시간을 버텨내는 방법 외에는 두 사람이 즐거운 마음으로 길을 나서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때 늦은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닌 집착에 불과하다. 사랑도 시기와 때에 맞춰서 적절하게 해야 한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촌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