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성 칼럼니스트
권재성 칼럼니스트

[한국농어촌방송/경남=권재성 칼럼니스트] 오는 10월 1일이면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창립 20주년을 맞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정부의 산업구조조정 정책에 따라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대우중공업 항공사업부가 통합하여 단일 법인으로 출범했습니다. 출범 이듬해인 2000년 매출액 7155억원, 영업이익 204억원, 당기순손실 1113억원이던 회사가 2018년 매출액 2조 7860억원, 영업이익 1464억원, 당기순이익 555억원 규모로 발전하였습니다. 인력은 3546명(1999년 말)에서 4947명(19년 9월 현재)으로 늘었습니다. 해외 직도입에 의존하던 각종 전투기는 우리나라 독자모델 전투기 개발, 생산으로 발전하였고, 세계에서 일곱 번째 항공기 수출국으로 도약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우리나라 국민의 자부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창립 20주년이라는 기념할 시기에 안현호 사장이 지난 9월 5일 취임했습니다. 안 사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줄곧 산업자원부에서 잔뼈가 굵었으며, 항공산업정책을 총괄하는 자본재산업국장, 산업부 차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한국산업기술대 총장을 거친 대한민국 대표 산업전문가입니다. 그는 취임사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의 패러다임 변화, 미·중 무역전쟁, 한·일 무역갈등 등 세계적인 경제전쟁에 맞서 현재의 사업구조로는 KAI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하고 第一聲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성과 중심, 일 중심, 마케팅 중심의 업무지향을 강조하였습니다.

먼저 국산 항공기 플렛폼에 기반한 마케팅 강화와 원가절감을 통해 수출을 확대하고, 핵심 R&D 확대 등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하여 미래를 위한 투자재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으로 현재 수행하고 있는 국책사업들을 적기에 완벽하게 수행하여 후속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항공MRO사업의 조기 안정화를 통해 지속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KAI가 보유한 핵심 역량과 경쟁력을 토대로 미래 성장동력을 준비해나가고 새로운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를 펼쳤습니다.

이를 위해 취임하자마자 30여 명의 인원으로 ‘미래신성장동력TF’를 꾸리고 산업연구원에서 30여 년 항공산업을 연구해왔을 뿐 아니라 ‘청와대 국방개혁TF’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안영수박사를 위원장으로 위촉하였습니다. 안박사는 산업적 관점에서의 항공방위산업 육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방기술 발전, 수출형 산업구조 역량강화, 일자리 창출 등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분입니다. 나는 안박사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 덕분에 국방이 보장보험 성격의 매몰비용이 되어선 안 되며, ‘생산적인 국방’으로서 산업을 선도하는 혁신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었습니다.

스물이면 인생에서 가장 왕성한 나이입니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3기 정해주 사장이 KAI의 미래 비전과 먹거리 토대를 닦은 태조 이성계였다면, 6기 김조원 사장은 구태의연한 기업문화와 적폐를 청산하고 윤리경영의 토대를 닦은 태종 이방원의 역할을 했다고 하겠습니다. 이제 7기 안현호 사장 시대의 막이 올랐습니다. 나는 그가 앞선 토대와 밑거름을 바탕으로 세종의 역할을 하리라 굳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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