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진주교회(평안동) 담임목사
김기덕 진주교회(평안동) 담임목사

[한국농어촌방송/경남=김기덕 진주교회(평안동) 담임목사] 사람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인간은 무엇이든지 완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완벽하다고 해서 완전한 것이 아니다. 완벽주의로 사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성향은 빈틈없는 일처리로 모든 것에 흠이 없도록 만드는 능력은 있지만 그 안에는 자기노력과 자기공로라는 자기 의가 깔려 있는 모순이 있다. 자칫 완벽을 추구하다 보면 ‘은혜’라고 하는 축복의 통로를 지날 칠 때가 있다. 사업을 함에 있어서도,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가치 있는 일을 한다고 할 때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 때문에 갈등과 분쟁의 불씨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 완벽하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없지만 그 완벽함이 강함을 드러내고 약함을 지적하고 무시하는 순간 모든 관계에서 불통이 되는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 완벽한 사람을 통해 일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발견한다. 정말 탁월한 하나님의 사람들은 완벽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실수가 많고 자기 내면의 갈등과 침체를 많이 갖고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예를 들어, 아브라함은 조급함이 연약함이었고, 야곱은 지나친 욕심이 연약함이었고, 요셉은 인간관계의 연약함이 있었고, 모세는 불같은 성격이 연약함이 있었다. 다윗도 밧세바를 범하는 연약함 때문에 충분한 그릇이 아니었다.

바울 역시 육체의 가시가 있었다. 난치의 질병이었던 것이다. 얼마나 아팠으면 육체의 가시라고 했겠는가? 그런데 이런 자신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바울 사도는 놀랍게도 그 연약함이 오히려 강함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이것은 놀라운 역설(逆說)이다. 역설은 겉으로는 모순되어 보이지만 그 안에 새로운 논리가 보인다는 것이다. 처한 환경 자체는 굉장히 어둡고 침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 상황 가운데 놀라운 빛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역설은 믿음을 가진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모두 통한다. 우리가 가진 약점이 믿음의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 약점을 통해 더 겸손하고 하나님을 깊이 만나는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영혼의 치유와 회복과 부흥을 동시에 경험하는 역전의 기회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잘 감당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연약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힘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기도하지 않아도 될 만큼, 그렇게 순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우리 자신의 힘이 너무 강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소위 인생이 잘 풀리고 잘 나갈 때는 우리 스스로의 힘을 자랑할 때가 많다. 자기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싶은 오만과 교만의 근육이 뻣뻣하게 자리 잡혀 전혀 자유롭지 못한 상태가 된다. 그래서 남아공의 지도자였던 넬슨 만델라는 “오늘날 지도자의 가장 무서운 것은 힘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힘이 너무 많아서 문제”라는 말을 했다. 지금 당면한 정치권의 숙제는 모두가 강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정당함을 주장함으로 약자들을 무시하면서 생기는 소용돌이와 같다.

자신의 약함을 발견하고 그 약함을 통해 진리를 보게 된다면 그것은 축복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연약함 때문에 너무 염려하거나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연약함은 우리를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새로운 발판이 된다. 연약함을 통해 하나님의 위대한 능력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그것을 정직하게 하나님께 아뢰며 하나님의 힘의 도우심을 간절히 바랄 때 그때부터 그 분의 힘이 공급되어질 뿐만 아니라, 그 능력의 위대함을 입게 된다. 자신의 약점 때문에 하나님의 강점을 만난다면 그 사람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약할 때 강함이 된다’라는 역설을 통한 반전된 믿음이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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