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김정훈 인테이크 CTO [장원용 기자]
지난달 30일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김정훈 인테이크 CTO [장원용 기자]

[한국농어촌방송=이희승 기자] 김정훈 인테이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식물성이라는 꼬리표를 떼더라도 충분히 매력있고 좋은 대체식품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김 CTO는 지난달 30일 한국농어촌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식자원 문제를 식품공학으로 해결하고자 대체식품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특히 대체 단백질과 식물성 계란을 활용한 비건 베이커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단백질 개발 단계부터 차별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원육 돼지고기는 국내와 해외에 출시된 적이 없어 한국이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음은 김 CTO와의 일문일답.

- 인테이크는 어떤 회사인가? 

▲ 인테이크는 식자원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푸드테크를 활용해 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회사다. 어떻게 식자원 문제나 환경 문제 같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 식품공학을 적용해 제품화까지 진행하는 회사로 이해해 주시면 된다. 내 전공도 식품공학이다.

- 특별히 대체식품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 가장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 고민했을 때 나온 게 식자원 문제였다. 인구가 늘면서 식량 수요도 늘어난다. 지금처럼 식자원을 공급하면 (미래에도) 충분할까 봤을 때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2050년이 되면 인구가 92억 정도로 증가한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축산이나 축산 관련 산업들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도 많지 않나. 미국에서 생산한 옥수수 절반은 사료로 사용되고, 축산업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양은 전 세계 3분의 1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현재 식자원 생산은) 기후뿐만 아니라 토양이나 수질적인 측면에서 계속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이걸 식품공학, 푸드테크로 해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대체 식품을 만들기로 했다. 

당류도 마찬가지다. 사실은 설탕이 사막화를 굉장히 유발하는 작물 중 하나다. 사탕수수를 다 키우고 나면 불을 태워서 그 지역이 황폐해진다. 이렇듯 지속 가능하지 않지만 우리 삶에 너무 가까이 있는 것들은 분명히 해결해야 하고 더 나은 대안이 필요하다. 이전에는 없었던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면 충분히 의미있겠다 싶어 대체식품 쪽으로 접근했다.

- 대체식품 중에서도 가장 주력하는 제품군은 무엇인가?

▲ 대체 단백질 전반이다. 단백질은 보통 동물성으로 많이 섭취하게 된다. 동물에서 섭취하는 단백질을 대체하는 건 식물성 단백질이다. 하위에는 식물성 대체육이나 식물성 대체유, 대체 계란도 있다. 좀 더 넓히면 식물성 계란을 활용한 베이커리 제품, 식물성 우유를 활용한 가공유·발효유도 있겠다.

가장 집중하는 건 식물성 계란을 활용한 식물성 제과다. 비건 베이커리가 국내에서 상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식물성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몇 가지 있다. 거품을 만들어내거나 유지하는 것은 계란이 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비건 베이커리는 계란을 사용하지 않는데, 그렇게 되면 찰떡같은 쫀득한 식감의 빵만 만들어지게 된다. 푹신한 빵을 만들 수 있는 계란 대체재가 있다면 비건 베이커리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지 않을까.

두 번째는 대체육이다. 대체육을 만들 때 고민했던 게 어떤 형태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까다. 지난 5월부터 다양한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10개 이상 만들어왔다. 만들면서 느낀 건 '고객이 결국 원하는 건 이 제품이 정말 고기를 1:1로 대체할 수 있는 게 아닐까'다. 그렇게 봤을 때 아직은 (대체육)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식물성'이기 때문에 강점을 가진 제품, 식물성이라 더 매력 있는 제품, '동물성'이나 '식물성'이라는 태그(꼬리표)를 떼더라도 충분히 매력 있는 제품이어야 판매가 될 거다. 그 '매력'에는 상품성이나 가격도 포함된다. 이런 요소들을 고려해서 식물성 대체육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식물성 닭고기 제품 개발이 거의 완료돼서 내년 1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제품은 닭가슴살 혹은 닭과 1:1로 비교했을 때 영양성분이 거의 비슷하거나 더 높다. 그리고 콜레스테롤, 트랜스지방, 항생제 등 동물성이 가지고 있는 단점이 있지 않나. 이런 문제들을 식물성으로 해결하면서 더 좋은 성능을 가진 제품들을 만드는 것이 저희가 집중하는 부분이다.

인테이크가 개발한 액상형 식물성 대체 계란 '베그' [인테이크]
인테이크가 개발한 액상형 식물성 대체 계란 '베그' [인테이크]

- 액상형 식물성 계란을 출시하고 원육 형태의 삼겹살·목살 개발에 나섰는데, 특징을 좀 더 설명해달라.

▲ 계란은 난백(흰자)과 난황(노른자)으로 나뉘고 둘을 합한 게 전란인데, 액상형 식물성 계란은 전란을 어떻게 대체할까 고민하다가 만든 제품이다. 여기서는 계란이 응고되도록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어떤 형태로 만드느냐를 기준으로 연구를 되게 많이 했다. 핵심은 결국 단백질 수준에서부터 어떻게 차별화를 해서 어떤 식으로 나아가느냐더라. 곡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다시 한번 가공해서 제품을 만드는데, 곡물단 혹은 단백단에서 이미 차별화를 해야 했다. 단백질 단계에서부터 계란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냈다.

서울대학교, '더플랜잇'이라는 회사랑 같이 (제품 개발을) 진행한다. 계란 구조를 연구하고, 구조에 따른 기능을 찾고 이를 구현한다. 단순히 전란 대체품만 만드는 게 아니다. 한편에서는 아까 말했듯 난백이 거품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기능은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도 연구하고 있다. 기존에도 비슷한 것들이 있긴 했다. 다만 문제점은 거품이 충분히 조밀하지 않고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열에도 충분히 강하지 않다. 

예전에 아쿠아파바(병아리콩 삶은 물. 계란 흰자 대체재)로 만든 제품들이 유행했다. 그런데 아쿠아파바는 90도 이상으로 열을 가하면 거품이 다 깨져버린다. 이걸로 마카롱 같은 걸 만들면 겉 부분은 모양을 유지할지라도 안에는 거품이 다 꺼져서 텅 비게 된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지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좀 더 자세히 들어가면, 계란에는 알부민이라는 성분이 많고 이게 거품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물성 계란을 만들기 위해선 식물에 알부민이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추출할지, 추출한 걸 어떻게 활용할지를 찾고 개발한다. 정밀 발효를 통해서 미생물이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도 연구하고 있다. 이것들에 대해 특허 출원은 완료했고, 올해 특허가 나올 것 같다. 

원육 형태의 삼겹살이나 목살은 식량 공급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고기는 돼지고기다. 코로나19 이후 내식·외식 통틀어 돼지고기 소비량이 가장 빠르게 늘었다. 중국에서도 어마어마하게 돼지고기를 먹는다. 그러면 이 돼지고기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가 결국 굉장한 키가 되겠구나 싶었다. 

대체육은 대부분 해외 기업들에서, 소고기 위주로 먼저 성장했다. 소고기 맛을 어떻게 구현하냐, 어떻게 패티와 같이 만드냐 이런 것들이 중심이었다. 한국이나 동아시아권 등 이쪽 문화권에서는 오히려 돼지고기가 핵심일 텐데 아직 연구가 충분히 안 돼 있더라. 국내에서 우리가 먼저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원육 형태의 대체육 제품은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구현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원육 형태로 먹는 고기가 있지 않나. 바로 삼겹살과 목살이다. 고기 자체를 구워 먹는 행위가 해외에는 많이 없다. 주로 가공육으로 만들어 먹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원육 사용성이 가장 높다. 소비 패턴을 보니 판매액 기준으로 국내 소비량의 60% 정도를 차지할 만큼 삼겹살과 목살을 많이 먹는다. 이렇게 충분히 큰 시장에서 우리가 의미 있는 변화를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수출할 때도 마찬가지다. 해외에도 삼겹살·목살이 '코리안 바비큐'라고 해서 점점 알려지지 않나. 이것과 동일한 제품이 식물성으로 나와 있다고 하면 글로벌 진출에도 더 유리할 것 같아 진행하게 됐다.

다만 넘어야 할 부분이 좀 있다. 예를 들어 '향미는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구웠을 때 어떻게 고기 향이 나게 하지', '색은 어떡하지, 구워진 형태를 냉동해야 하나', '붉은색에서 회색으로 변하는 걸 어떻게 구현할까', '지방은 계속 머금어야 하는가 아니면 흘러나와야 되나', '흘러나오는 지방 구조는 어떻게 잡지', '지방과 단백질 구조는 어떻게 붙어야 하나' 이런 고민들이다. 숙제로 생각하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 지방 같은 경우는 어떤 식으로 구현해야 할지 어느 정도 나왔다. 씹었을 때도 진짜 삼겹살 같은 지방 구조를 만든 뒤 어떤 방향으로 상품화할지 좀 더 고민해야 한다.

인테이크가 개발 중인 식물성 삼겹살 이미지 [인테이크]
인테이크가 개발 중인 식물성 삼겹살 이미지 [인테이크]

- 대체육 등 국내외 대체식품 개발 현황은?

▲ 대체육 같은 경우는 미국 쪽에서 먼저 연구되고 성장했다. 연구된 것들이 한국에는 아직 대규모로 수입되진 않는다. 지금은 유럽 쪽에서도 많이 성장하고 있다. 아무래도 기술적으로는 미국 쪽이 더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기서는 단백질을 만들 때 어떻게 하면 근육 조직처럼 만드느냐가 핵심이다. 이런 연구 끝에 1세대 기술이라고 부르는 건식 콩고기 형태가 미국·대만 쪽에서 먼저 성장했다.

이제는 바로 먹을 수 있는 습식 형태 대체육이 미국에서 연구된다. 국내에서도 태경농산에서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제품들의 질감과 맛, 향을 어떻게 만들까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데, 국내와 3년에서 5년 정도 (기술) 차이가 난다고 보는 게 통설이다. 이 간격은 소고기 기준일 확률이 높다. 닭고기나 돼지고기는 조직 구조가 조금씩 다르고 향을 내는 방법도 다르다. 소고기 향은 황 계열이 좀 더 많고, 돼지고기도 황 계열이 있고 닭 계열은 황 계열 없이 약간 밋밋한 향이 난다. 이런 향미에 대한 것부터 시작해서 쌓아올려나가고 있다. 민망하지만 국내에서는 인테이크가 제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와는 아직 3~5년 정도 차이 나지만, 돼지고기 분야에서는 우리가 앞설 수 있다고 본다. 제대로 된 원육 형태 대체육은 아직 해외에 없기 때문에 우리가 가장 빨리 만들어서 제품화할 수 있겠다고 예상한다.

식물성 대체육도 있으면 그 다음 단계는 배양육이다. 정밀 발효와 미생물을 통해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의 중간, 또는 둘에서 더 나아가 우리가 원하는 표적 단백질을 만들 수도 있다. 최근 매일유업·SK와 협약을 맺은 퍼펙트데이라는 곳이 정밀 발효를 통해 동물성 제품을 식물성으로 만드는 곳이다. '클라라팜'이었던 '에브리'라는 회사도 계란에 있는 단백질들을 미생물로 대체할 방법을 찾다가 '펄프컬처'라는 회사랑 '하드 셀처'라는 음료를 만들었다. 미생물로 만든 단백질 음료로 알코올 도수가 있다. 이 단백질은 동물성도 아니고 식물성도 아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대체식품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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