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김정훈 인테이크 CTO [장원용 기자]
지난달 30일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김정훈 인테이크 CTO [장원용 기자]

[한국농어촌방송=이희승 기자] 김정훈 인테이크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대체식품과 푸드테크 인프라 마련을 위해 정부 부처가 협력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김 CTO는 지난달 30일 한국농어촌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체식품이 새로운 범주인 만큼 시장 확대가 중요하다. 충분한 유통력을 갖춘 기업과 협업 중"이라며 "대체육은 육류 수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현재 중국·동남아시아·호주에 진출 중이고, 유럽 쪽도 공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좀 더 경쟁력 있는 대체식품이 나오면 좋겠다"며 "소비자분들은 편견 없이 한번 대체식품을 드셔보시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김 CTO와의 일문일답.

- 플랜테이크 공장에서는 모든 제품을 생산하나? 연구·개발 인원은 어느 정도 되는지?

▲ 대체식품 대부분을 여기서 만드는데, 사실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소재를 만들고 생산할까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여기 있는 연구 설비에서 만들고 바로 테스트할 수 있는 형태다. 외부에 분석을 맡기기도 하지만 최대한 플랜테이크에서 분석하고 단백질 추출, 분리 정제 등도 직접 진행한다. 원천소재를 주로 만들고 있다고 이해해주시면 된다.

연구개발 인원은 약 40명이다. 플랜테이크에 상주하는 인원은 10명 정도고, 컨소시엄 식으로 유관 기관 인원까지 총 40명 정도 된다. 연구원 수와 지식재산권 모두 국내에서 1위라고 할 수 있다. 아마 내년에는 지식재산권을 30개까지 확보할 것으로 본다. 실제로 진행하는 R&D 개수와 그 수준 등이 알 만한 회사의 다른 팀과 비교된다.

-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하는 과정에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

▲ 기술을 개발하면서 제품의 상까지 같이 그리는 게 쉽지 않다. 원천기술을 만들 때 이 기술로 만들어질 것에 대해 두 단계, 세 단계 앞선 상을 그려야 한다. 제품으로 나왔을 때 어떤 매력과 소구점이 있을지 등이다. (기술과 상품성) 두 가지를 동시에 고민하는 일이 쉬우면서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제품이 정말 근본적으로 대체 효과가 나는지, 다른 제품보다 정말 나은 제품인지 고민하면서 만들기 때문에 제품력에 있어 장점이 되기도 한다. 

- 제품에 대한 실제 소비자 반응은?

▲ 긍정적인 편이다. 그동안 관능에 초점을 맞춘 대체육 HMR 제품을 주로 만들었다. 대체 계란 제품도 반응이 좋은 편이다. '이노센트 비건 바삭 돈가스' 등 식물성 제품이지만 '식물성'이라는 말이 있든 없든 맛있다는 평이 있다. 자사몰 댓글뿐만 아니라 트위터 등 SNS에서도 좋은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걸 보면서 우리가 맛은 어느 정도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식물성 제품이) 새롭다는 반응도 좀 많다. 특히 지난 2018년에 처음 선보인 대체 당류 제품이 그랬다. 전 직원이 사내 메신저로 고객 문의사항이나 리뷰들을 다 볼 수 있다. 좋다는 의견과 안 좋다는 의견이 다 올라오는데, 이런 걸 보면서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제품 개발 의견을 받기도 한다. 제안 주신 것들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이번에 선보인 비건 파마산치즈도 고객 의견을 참고해서 나온 제품이다.

인테이크의 식물성 HMR 제품들 [장원용 기자]
인테이크의 식물성 HMR 제품들 [장원용 기자]

- 동원F&B 등 다른 식품회사와 협업도 한다. 협업 기업을 정하는 기준은?

▲ 시장을 충분히 확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새로운 카테고리와 제품으로 시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정도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 시장을 확장할 만한 충분한 유통력이 있는지 등이 판단 기준이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제품이나 시장을 파트너가 되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런 기준으로 현재 여러 대기업과 중소기업, 벤처기업, 다양한 기관과 협업 중이다.

-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서는 어떤 지원을 받고 있는지? 정부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 푸드테크랑 대체식품이라는 게 사실 좀 생소하지 않나. 그러다 보니 정부 국책 과제 등이 도움이 많이 됐다. 농식품부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등에서 다양한 R&D 과제를 받았는데, 수주 금액이 한 50억 원 정도 된다. 이렇게 받은 연구비로 연구를 진행하고, 기술을 통해 상업화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푸드테크라는 게 한 기관에서만 할 수 있는 건 아닌 듯하다. 농식품부에서 주도적으로 푸드테크를 정의하고, 협의회나 미팅 등을 통해 앞으로 푸드테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이야기를 많이 한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같은 곳들과도 어떻게 지식재산권을 활용할지, 어떤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지 등도 의논하고 있다. 작물 등을 찾을 때 농촌진흥청 도움도 많이 받는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서도 전반적인 연구에 관해 도움을 준다. 

바라는 점은 간단하게 말하면 잘 키워주면 좋겠다. 한 산업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인프라를 깔기 위해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그 인프라를 마련하기 위한 정부 역할이 좀 더 더해지면 더 의미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대체식품 같은 경우는 기후위기나 환경, 식자원 이슈를 빼놓을 수 없다. 전기차도 내연기관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안으로 나왔다. 산업화를 위해 초반에 정부 보조금과 지원이 많이 들어갔고, 이제는 심심찮게 전기차를 볼 수 있다. 하나의 기업에서 만들 수 있는 인프라는 아니다. 이처럼 대체식품 분야도 국내와 글로벌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수준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화할 수 있는 인프라 조성이 필요하다.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농식품부에서 그런 기획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농식품부 한 부처에서 하기보다는 산업통상자원부, 중기부 등과 함께하면서 키워가야 될 것들이 있다. 가령 바이오 파운드리의 경우 최종 산물이 식품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 한 기관에서만 추진하기는 좀 어렵지 않나.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에 있는 커다란 장비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렇듯 다부처 협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본부가 필요하지 않을까. 권한과 책임이 부처별로 나뉘는 게 아니라 함께 짊어질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 해외 진출 현황과 계획은? 해외 시장 공략 방법이 있다면?

▲ 중국 오프라인 매장이나 왓슨스, 편의점 쪽에 공급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선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데, 특히 온라인 판매를 직접 하면서 매출을 올린 바 있다. 호주 쪽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월에 프랑스 파리의 '시알(SIAL Paris, 국제식품박람회)'이라는 박람회를 다녀왔다. 7000개 이상의 업체들이 모이는 큰 박람회 중 하나다. 여기에서 닭가슴살 제품을 비롯해 여러 대체식품들을 시연했다. 상당히 반응이 좋아서 유럽 시장도 충분히 공략할 만하겠다고 생각한다. 전염병 등 규제 때문에 육류 수출이 어렵지 않나. 대체식품은 그런 규제에서 자유롭다. 해외 파트너를 통해 어떻게 수출할지 고민하고 있다.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은 사실 이런 박람회 등을 통해서 좋은 바이어를 만나는 게 첫 번째인 것 같다. 내부적으로는 수출 제한 조건, 해외 제품 반응, 우리가 공략할 제품 등에 관해 기획을 잘해야 하겠다. 적합한 파트너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대형 유통 채널이든 온라인 채널이든 가장 적합한 채널을 통해 유통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 지금 하는 걸 제대로 해 나가는 것, 시장에 충분한 임팩트를 주는 것, 이걸 통해 정말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게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점이다. 그 과정에 투자와 상장도 있겠지만 실제로 우리가 제일 원하는 건 식물성 식품이나 대체식품을 먹으면 정말 우리 삶이 유의미하게 바뀌는지를 증명하는 거다. 증명할 수 없더라도 '대체식품도 충분히 괜찮네', '식물성이지만 맛이 더 좋네', '식물성이지만 기능성이 더 좋네' 등 사람들 인식을 충분히 변화시키길 바란다. 인구 증가에 따른 환경과 식자원 문제들에 관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통할 기술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점이자 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

▲ 소비자 관점에서 벗어나더라도 정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식자원을 계속 증가시키기에는 분명히 어려움이 있다. 지금 당장은 그냥 맛있게 먹는 거, 오늘 메뉴가 더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2050년이 되면 인구는 92억이 된다고 하고, 지금 인터뷰를 진행하는 우리 모두 살아있을 때다. 다음 세대를 위해 환경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니까 되게 먼 얘기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지금 나에게 닥친 문제고 지금 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환경을 위해서 인테이크 제품을 먹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대체식품이 정말 의미 있게 되기 위해서 이 분야에 있는 분들이 좀 더 경쟁력 있는 상품들을 만들면 좋겠다. 소비자분들은 편견 없이 대체식품을 한번 먹어봐 주셨으면 한다. 좋으면 계속 판매될 거고 좋지 않으면 당연히 개선되지 않을까. 환경을 위해서, 우리의 삶을 위해서 의미 있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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