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김삼주 전국한우협회 회장 [장원용 기자]
지난 9일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김삼주 전국한우협회 회장 [장원용 기자]

[한국농어촌방송=이희승 기자] 김삼주 전국한우협회 회장이 "현재 한우 사육 두수는 제일 많고 생산비는 계속 오르지만 도매가격은 떨어져 위기"라며 "한우 산업이 안정화되도록 정부 지원과 소비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9일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를 진행한 김 회장은 "정부가 할당관세·무관세 수입을 시작하면서 한우 도매가 폭락이 시작됐다"며 "CPTPP·IPEF 등에 가입할 때도 국내 산업을 보호할 정책을 먼저 마련해둬야 한다. 축산 농가를 볼모로 삼으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협회는 한우산업기본법 제정, 휴경지 활용 조사료 재배, 사료구매자금 지원 등 한우농가의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아래는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 전국한우협회 소개 부탁드린다.

▲ 전국한우협회는 한우농가의 권익 보호와 한우산업 발전을 위해 한우농가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생산자 단체다. 국회, 정부 등 여러 기관과 함께 한우산업에 관련된 법률과 제도, 정책 등을 논의하고 만들고 있다. 정책적인 활동 외에도 한우 유통, 소비까지 한우와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협회는 생산 농가들의 회비와 찬조 회비, 일정 부분 위탁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 국내 한우 농가·산업 규모는?

▲ 현재 국내 한우 사육 두수는 355만 두로 역사상 최고로 많은 시점이다. 한우 농가는 8만 8000호로 9만 호가 조금 안 되고, 한우 자급률은 31.8%다. 한우협회 회원 농가는 약 2만 8천 호다.

한우산업 종사자 수는 35만 7000명 정도다.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한우산업 관련된 인구는 약 88만 명일 것으로 추정한다. 한우산업과 전후방 산업 규모는 약 13조 1500억 원 정도이며 순수 한우산업 생산액은 5조 7000억 원이다.

- 최근 한우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한우농가의 위기 아닌가?

▲ 지금 농가들이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생산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가격은 떨어진다. 사육두수는 매달 최고 마릿수로 경신된다. 공급량은 늘고 가격은 떨어지는데 소비단계까지 농가 산지가격 연동이 잘 안돼서 소비가격은 안 내려간다. 소비도 많이 주춤해 말 그대로 위기다.

물가안정이라는 이유로 정부가 할당관세·무관세 수입을 시작하면서 한우 도매가격 폭락이 시작됐다. 무관세로 들어오는 수입쇠고기 10만t은 연간 한우생산량의 절반에 달한다. 내년에는 (한우농가가) 더 어려워진다고 판단해 한우 농가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 등 여러 가지 요구를 정부에 하고 있다.

- 농식품부에서는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나?

▲ 사료구매자금에 대한 대출이자율을 경감해주고 추석 명절 암소 도축비 지원, 소비 촉진 홍보비 일부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우리가 요구하는 건 휴경지 등에 조사료를 심을 수 있도록 하거나 사료구매자금 무이자 혜택 제공 등 적극적인 정책 반영이다. 여러 정책적 건의는 많이 하고 있다. 

- 조사료 자가 생산 농가가 늘고 있다던데, 고충은?

▲ 조사로 자가 생산 농가들이 늘고는 있지만 우리나라 농경지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큰 고민이다. 국내 조사료 자급률은 약 30%다. 공익형 직불제를 도입해서 조사료를 생산하는 데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 아까 말했듯 유휴지, 하천부지, 댐 상류에 있는 일부 휴경지 등에서 조사료를 생산할 수 있도록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 '한우산업기본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는데?

▲ 한우산업기본법은 우리 한우 농가들이 법 테두리 안에서 안정적으로 한우를 생산하고, 가격도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에 집중이 돼 있다. 축산 안에서도 축종별로 차이가 있다. 한우에 맞는 정책과 법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해당 기본법을 마련하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다. 또 국가적으로나 세계적으로 기후에 대해 논의하는데, (법 제정을 통해) 한우농가가 앞장서서 지구 환경을 최대한 지키는 축산을 만들 것이다.

지난 7월 12일에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우산업전환법으로 일단 발의했다. 여당 쪽에서는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한우산업기본법으로 준비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얘기했다.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이 국내 한우 산업에 미칠 영향은?

▲ 분석 결과, CPTPP에 가입이 됐을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축종이 한우라고 한다. 피해액이 연간 990억 원 정도다. 이에 우리가 작년과 올해에 기자회견도 하고 집회도 했다. 일본은 이미 한국에 화우 고기를 수출할 계획을 연차별로 다 수립해놨더라. 우리 한우는 아직 방어할 대책이 없다. IPEF에서도 한우 피해가 클 거라고 예측한다. 정부 쪽에 알아보니 지금 시작 단계고, 협의 진행 중이라고 한다. 

어떻게 수입을 하고 수출을 하든 우리 축산 농가를 볼모로 삼으면 안 된다. 자국 산업에 대한 보호 정책은 먼저 만들어 놓고 CPTPP나 IPEF를 가입하든지 해야 한다.

지난 9일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하는 김삼주 전국한우협회 회장 [장원용 기자]
지난 9일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하는 김삼주 전국한우협회 회장 [장원용 기자]

- 현재 한우농가에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

▲ 생산비를 절감하고 소비를 확대해 가격을 안정시키는 게 가장 필요하다. 협회에서는 이번 달에 대형 유통업체와 할인 판매 행사를 계속 하고 있다. 농축협에도 할인 판매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서 지금 하고 있다. 국내 소비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홍콩 수출 확대를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다.

지난 2018년부터는 선제적 수급조절이라고 해서 자율도태 사업을 계속해왔다. 그 영향이 미미해 이제는 빠른 시일 내에 도축을 좀 더 많이 해 사육 두수를 줄여 (한우농가와 산업이) 안정될 방안을 많이 만들 계획이다.   

-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출시했는데, 자세히 설명해달라.

▲ 부산물이 많이 적체돼 이를 소비하고자 HMR 제품을 만들게 됐다. 이제는 옛날처럼 가정에서 뼈를 사서 곰탕을 만들던 시대는 없다고 보면 된다. '한우한마리곰탕', '한우 도가니 우족탕', '한우국밥' 등이다. 전국한우협회 '한우 먹는 날'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편하게 구입해서 먹을 수 있도록 계속 HMR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 유통 기업들과의 업무협약 현황은?

▲ 유통업체들과도 업무 협약을 많이 하고 있다. 그들과 지속적으로 소비를 확대할 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 얼마 전에 홍콩을 다녀왔는데, 현지 한인 상인회·상공회의소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마켓 등을 둘러보고 왔다. 이제 수출을 어떻게 할 건지 고민하면서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정말 좋은 한우가 세계에서도 인정받도록 많이 준비하고 있다. 

- 한우 수출 현황은 어떻게 되나?

▲ 아직은 미미하다. 2016년부터 홍콩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수출량이 늘다가 2019년부터는 홍콩송환법 관련 시위와 코로나19로 인해 수출량이 줄었다. 지금은 연간 40t 정도 홍콩에 수출하고 있다. 캄보디아 쪽에도 한우가 나가고 있고, 말레이시아와 중동 쪽에도 많이 수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대체육과 배양육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굉장히 안 좋게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체육과 배양육에 대해 좋은 점만 계속 홍보됐다. 부정적인 부분은 소비자들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우리가 알기론 배양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항생제 등 외부적인 것들이 많이 투여되어야 한다. 이 부분에 관해 소비자들에게 얘기한 게 한마디도 없지 않나.

그래서 우리가 대체육이나 배양육에 위해 요소는 뭐가 있는지 조사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소비자들이 정확하게 알고 구매하도록 하겠다는 거다. 이런 식으로 현재 대응하고 있다. 

- 정부·국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우리 농민들이 바라는 건 그냥 안정적으로 축산이나 농업에 종사하는 거다. 가격이 너무 흔들려 버리니 농업에 종사할 수 없다고 그들은 생각하고 있다. 항상 농수축산물 가격 등락 폭이 너무 크다. 농민들은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없어 자꾸 농촌을 떠나고, 이로 인해 농촌에는 더 큰 피해가 발생한다. 그러니 정책적으로 이를 안정화해달라는 거다. 정책은 일관성 있게 가주고, 수출·수입할 때는 우리 농업을 볼모로 삼지 말아 달라.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 지금 한우 산업이 굉장히 위기에 직면했다. 2023년, 2024년까지도 굉장히 어려워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우선적인 건 한우협회가 한우 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끔, 안정적으로 가격을 유지할 수 있게끔 역할을 하는 거다. 농가들이 편하게 축산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정책 건의도 하는 등 지금은 이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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