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방송=홍채린 기자] 국내 산업계가 ESG 경영의 일환으로 바이오 플라스틱 산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폐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 등으로 환경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비상이 걸렸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배달과 포장이 많아지면서 플라스틱 양도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플라스틱이 썩는 데 흔히 50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환경을 위해 분리수거, 일회용품 줄이기 등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고 있지만, 실제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13% 안팎입니다. 나머지는 소각되거나 매립되는데 이는 환경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플라스틱 환경 오염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재활용'하거나 '자연 분해되는 플라스틱 사용하기'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생분해 플라스틱 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입니다.

그중 눈에 띄는 기업이 동성케미컬입니다. 동성케미컬은 올해부터 바이오플라스틱 사업부를 신설했습니다. 올해 11월에는 바이오 폴리머 파일럿 콤플렉스도 울산공장에 2800평방미터로 지어질 예정입니다. 

동성케미컬의 김근모 바이오플라스틱 사업부 상무를 만나 바이오플라스틱 개발 계기와 산업 전망 그리고 동성케미컬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부의 목표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 올해부터 바이오플라스틱 사업부를 신설했다.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을 육성하게 된 계기는?
저희 동성케미컬은 60년 이상의 업력을 가지고 있는 화학소재 전문기업이다. 화학, 특히 석유화학이라는 분야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지난 수십년간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을 해소시켜주는 역할을 매우 훌륭하게 수행해왔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플라스틱이다. 

바이오플라스틱을 얘기하면 지구환경, 글로벌 기후변화, ESG 경영 같은 큰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미 소비자들은 화학이 주는 편익을 누리고 있다. 그 편익의 감소를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또한 우리 회사가 60여년 쌓아온 화학 분야에서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 어디에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고, 그 교집합에서 바이오플라스틱을 보았다. 

- 바이오 폴리머 파일럿 콤플렉스가 올해 11월 완공된다고 하는데 
바이오 폴리머 파일럿 콤플렉스는 이미 공사가 시작되어 울산공장 부지내에 2800평방미터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게 완공되면 이제 바이오폴리머의 가공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1회용 제품들, 즉 간편식 용기, 생수병, 심지어 비닐봉투까지 모두 석유계 원료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 제품들이다. 이게 모두 석유계 원료로 만들어진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들인데, 너무 흔해서 아주 쉬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많은 업체들의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투여된 것이다. 이 지점이 바로 바이오 폴리머 파일럿 콤플렉스를 추진하게 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11월 완공될 이 콤플렉스는 혁신에 필요한 최소한의 축적을 위해 매우 중요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포장재도 고객사들마다 니즈가 다양하다. 콤플렉스를 통해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이 저희 목표다. 

- 에어캡, 비드폼, 기능성필름, 시트폼 등의 포장재 브랜드인‘ 에코비바’를 공식 론칭했다. 언제쯤 사용화될 수 있는지?
에코비바는 바이오플라스틱 제품 브랜드다. 동성케미컬은 올 초 사업부가 설립되기 약 3년 전부터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을 조사하고 에어캡 같은 일부 제품은 이미 상용화에 성공했고 작년에 에코비바라는 브랜드 또한 런칭했다. 

현재 프리 마케팅 단계로 올 연말 콤플렉스가 완공되고 내년부터 시제품이 나오게 되면 본격적인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 동성케미컬의 ‘생분해 포장 솔루션’이란
생분해 포장 솔루션을 좀 풀어서 말하면 신선식품 배송용 생분해 포장재 솔루션이다. 신선식품 배송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포장재가 필요하다.

1차적으로 냉원인 아이스팩부터, 에어캡 필름, 스티로폼 같은 보냉박스, 테이프 등 배송과정에서 필요한 포장재를 바이오 폴리머 상품화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포장재들도 고객사마다 원하는 규격과 물성이 다양하다. 파일럿 콤플렉스를 통해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 일반 플라스틱과 바이오 플라스틱의 탄소 감축 효과를 비교해보자면?

일반 플라스틱과 바이오 플라스틱의 탄소 배출을 단순 비교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 일반 플라스틱 같은 경우도 플라스틱 수지가 있고, 수지들마다 다양한 탄소 배출량이 있다. 

똑같이 바이오 플라스틱 범주 내에서도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있고, 바이오베이스트 플라스틱 등이 있는데, 플라스틱과 바이오 플라스틱 단 두 종류로 일반화해 접근하는 방식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바이오플라스틱이 석유계 플라스틱에 비해 탄소감축 측면에서 우위하다. 최근 선도기업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LCA, 즉 제품별로 원료의 생산부터 제품 가공, 소비자가 사용 후폐기까지 전주기에 걸쳐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수치화 하는 작업들이 진행 중인데, 앞으로 LCA가 제도화되면 공인된 인증기관을 통해 공식적으로 증명될 것이다. 

- 생분해 핫멜트 접착제는 생소하다

핫멜트 접착제는 말그대로 뜨거운 열을 주어 녹여서 사용하는 접착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글루건 같은 것들이다. 생분해성 접착제는 포장재가 생분해성일 때 사용 의미가 있다.

아직 생분해성 포장재 시장조차 활성화되지 않았는데, 저희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여러 분야에서 니즈가 있고, 동성케미컬도 전통적으로 접착제 사업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아이템이다.  

- 생분해 포장재가 자연분해 되는 환경 조건은?

사실, 생분해라는 말보다 퇴비화라는 말이 적합하다. 생분해라는 인증을 주기 위한 조건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이를테면 몇 도의 조건에서 며칠을 두었을 때 얼마나 분해되어 없어졌느냐라는 조건을 의미한다.

섭씨 60도, 6개월 이내 90% 이상의 조건은 말그대로 인증을 받기 위한 조건인데, 이것은 여러 해외 인증 조건 중 우리나라 환경부가 인정하고 있는 조건이다. 

유럽에서는 다양한 인증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유럽과 같이 시간이 180일보다 좀 더 걸리더라도 앞마당에 묻었을 때의 조건에서 생분해가 되는 'OK Compost Home' 인증이라던지, 해양에서 생분해가 되는 'OK Compost Marine' 인증과 같이 다양한 생분해 인증제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기존 플라스틱과 생분해 플라스틱과 비교해 3배 이상 값이 비싸다는 우려도 있다. 가격 경쟁력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생분해 플라스틱이 시장에 나온 이유는 '환경 문제'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3배가 아니라 5배, 10배의 비용을 지불해도 된다는 총론적인 부분에 대해서 동의하시는 분이 많을 것 같다. 

관련 정책을 모니터링하면서 관련 업체들, 협회 그리고 소비자들과 함께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산업이 어느정도 성장하고 궤도에 오르게 되면 석유화학 제품과 비교해서도 점점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 생분해를 위해서 별도 수거 정책과 퇴비화 설비 인프라가 필요하다는데, 우리나라에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밸류체인의 업스트림부터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고 인프라도 지방정부 주도로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울산 광역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호기성 미생물 생분해성 플라스틱 처리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인천 광역시에는 산소 조건이 없을 때 미생물 조건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처리하는 시범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도 우선 별도의 분리수거가 필요 없는 곳부터 접근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일회용 제품을 생분해성 제품으로 대체하여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처리 시스템을 거치는, 소규모라도 나름의 'Circular Economy'를 시험해 보는 것도 바람직한 접근이라 생각한다. 

- 유럽, 중국 등은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지원 정책은 어떻나요? 

일단 플라스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대응하고 있는 대표적인 자원 순환 정책은 소위 3R이라 불리는 Reducem Reuse, Recycle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리사이클에 굉장히 중점을 두고 있는데, 분리수거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사실상 분리수거된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이 그리 높지 않다. 

최근 들어 환경부가 일회용품 사용규제 등 강력한 Reduce 정책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 상황을 겪으면서 일회용 제품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 이를 줄이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급 선무이다. 다만, 현재 3R 정책만으로 대응하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기존의 플라스틱을 친환경적인 소재로 일부 대체하는 Replacement, 즉 4R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의 대안이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 앞으로 생분해 포장재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 같다. 식품 기업부터 어떤 업계까지 확장할 계획인가?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주로 사용하는 업계가 식품 업계다. 포장재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인데, 그래도 일회용 제품들은 모든 업계가 사용한다. 식품 업계뿐만 아니라 모든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모든 업계에서 사용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물론 일회용 제품이 남용되면 안되기 때문에 사용제한 정책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 마지막으로 생분해 포장재 사업의 목표 및 포부 부탁드린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국내의 대기업들도 이 바이오 원료 생산에 뛰어들고 있다. 그런데 원료가 개발되는 기술 수준에 비해 정작 원료로 제품을 만들어내는 가공기술의 영역이나 원소재로만 가공이 잘 안될 때 그 특성에 맞게 잘 배합해 사용하는 기술의 영역이 상대적으로 매우 취약하다. 

바이오 폴리머 전체 밸류체인을 구성하는데 빈공간이 생긴 것이고 누군가의 노력으로 채워져야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딱히 벤치마킹할 대상도 없어서 일정수준의 자체적인 기술개발 투자가 수반되어야 하는 영역이다. 

저희 같은 기업이 나서서 이러한 공간을 채워 나간다는 것이 1차적인 목표이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전체 바이오 폴리머 산업생태계를 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환경에, 그리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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