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 도중 채상병 사망사건과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관련 발언을 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 도중 채상병 사망사건과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관련 발언을 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스1]

[한국농어촌방송=김도하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16일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를 인정해달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흔히들 검사가 오류를 인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더는 대통령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을 시도하지 말자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대통령께서는 더 이상 검사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관계자의 성의 없는 익명 인터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진실한 마음을 육성으로 국민에게 표현해달라"고 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결과로 전날 열린 의원총회 결과와 관련해 "민심의 분노를 접하고 나서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당은 더는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라는 말을 하기가 그렇게도 두려운가"라며 "사태가 이렇게까지 되고서도 그 말을 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아주 실망했다. 어제오늘 많은 자괴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오늘의 사자성어는 결자해지다. 제발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달라"며 "선거 패배 이후 며칠 간의 고심 끝에 나온 메시지가 다시 한번 '당정 일체의 강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해서는 "정부와 여당이 수사를 막아세우는 것을 넘어 집단 린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홍범도 흉상 이전을 중단하라는 목소리를 여당이 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중단, 수가 현실화를 통한 의대 정원 확충, 교권 회복 등에도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채상병 사망 관련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훔치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에게 "이준석을 데려오지 않고도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대통령이 지금의 정책 기조와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고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개인적인 거취에 대해서는 오늘 언급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당 지도부 인선에 대해선 "할 말은 많지만, 굳이 평가하고 싶지 않다. 지도부가 어느 정도 용기를 낼 수 있을지 많은 국민이 오래 지켜봐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제명을 목적으로 온라인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인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을 향해서는 "나는 아픈 사람 상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 도중 채상병 사망사건과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관련 발언을 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 도중 채상병 사망사건과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관련 발언을 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스1]

 

다음은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문 전문.


'오늘의 사자성어, 결자해지(結者解之)'

참담한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섭니다. 이미 몇 번 이 자리에 서서 우리가 대선 때 국민에게 약속했던 모습을 버리면 안 된다고 양두구육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정 운영의 방식이 엄석대처럼 투박하지 않기를 바랐고, 간신배들의 아첨 속에 대통령께서 벌거숭이 임금님과 같이 되지 않기를 기대했습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18%의 격차를 보일 것이라는 제 예측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용한 점쟁이 문어였던 것도 아니고, 그저 일반적인 민심과 가까운 곳에서 보고 듣고 예측했을 뿐입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대통령의 긍정평가율과 연동되어있었습니다. 매번 서울에서 여당과 야당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한다고 서울은 해볼 만하다며 희망회로를 돌렸지만, 지지정당이 없는 시민은 철저하게 여당을 외면했습니다.

항상 모든 문제의 해결은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입 밖에 내 표현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어제 의총에서 많은 사람이 의견을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꼭 해야 하는 말은 회피했습니다. 이렇게 민심의 분노를 접하고 나서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된다는 이야기를, 당은 더는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라는 말을 하기가 두려우십니까?

선거 패배 이후 며칠 간의 고심 끝에 나온 목소리가 "당정 일체의 강화"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우리 당의 의원님들은 꿔다놓은 보릿자루 소리를 듣는 것에 지쳐 이제는 단체로 현실부정에 들어가기로 한 것입니까? 검사동일체의 문화를 정치권에 이식했다는 이야기를 들어가면서까지 일체의 다른 의견을 탄압해놓고도 당정 일체가 부족합니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에도 공산주의로 체제경쟁을 할 수 있다고 믿는 바보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보여준 공천권자만 바라보는 구태정치로 수도권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보는 없어야 합니다.

정권의 임기반환점에서 치르는 총선은 정권 전반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될 것입니다. 지금 가장 뼈아픈 것은 지난 1년 반의 집권을 통해 지난 정부보다 더 나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진행된 장관 인사청문회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인사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문재인 정부의 인사 시스템 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고, 청문회에서의 모습은 조국 장관을 수호하겠다며 언성을 높이던 민주당 의원들만큼이나 꼴불견이었습니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던 검사는, 대통령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않아도 경제공동체로 볼 수 있다는 법리를 세워 가장 높은 곳에도 법은 추상같이 적용된다는 선례를 세웠습니다. 41살에 부모가 시험관 시술로 낳은 한 해병대 병사의 억울함이 반복되지 않도록 엄정한 수사를 하고자 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의 모습은 성역을 두지 않고 수사했던 한 검사의 모습과 가장 닮아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그가 수사하는 것을 막아 세우는 것을 넘어 정부와 여당이 집단 린치하고 있습니다.

민생보다는 이념을 추종하고, 정책보다는 정당장악에 몰두했던 모습이 낳은 모순부터 벗어 던집시다.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에 대해서 당이 즉각적으로 중단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계속해서 홍범도 장군에게 모욕을 주려면 최소한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에서 그를 독립영웅으로, 독립군 총사령관으로 소개하는 것부터 지적하십시오. 당이 적어도 버리면 안 된다고 사관보다는 교과서에 가까워야 상식에 가까워집니다.

우리는 정책을 펼치면서 솔직하지도 못했고 논리적 귀결을 갖추지도 못했습니다.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축소사회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교사 임용 정원은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교대 입학정원은 줄이지 않겠다는 비겁한 선택은 교대를 졸업했지만, 임용은 안 되는 사람이 늘어나는 상황이 정권이 끝난 뒤에 발생할 것이라는 이해 타산적인 비겁함 아닙니까.

우리가 없애겠다고 공약했던 것은 부처로서의 수명이 다한 여성가족부인데, 왜 거꾸로 R&D예산이 삭감되어야 합니까? R&D예산에 방만함이 있다면 외과수술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잼버리 사태를 겪고도 여성가족부의 예산은 9.4%를 늘리는 반면 KASIT, DGIST, GIST, UNIST등의 4대 과학기술원 예산은 11.8% 감액되었습니다. 우리가 그렸던 청사진과 다른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에 왜 누구도 제동을 걸지 않습니까?

어제부터 두서없이 의대 정원을 1000명 가까이 늘린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대통령실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오락가락 합니다. 수가가 현실화되지 않으니 대형병원마저도 장례식장과 주차장, 식당으로 먹고산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현실입니다. 의대 졸업자를 과 공급하면 어쩔 수 없이 비인기과에도 사람이 충원될 것이라는 무책임한 공급 위주의 대책보다는 지방 의료기관과 비인기과의 진료행위에 대해서 비용의 현실화를 추진하는 것이 우리의 정책이어야 합니다.

강서구가 전라도 출신 출향민이 많은 지역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선거 패배에 대해서 면피하려고 하지 말고, 왜 그러면 큰 결심 끝에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보수정당을 믿고 투표해 주셨던 그 고마운 마음들이 이번 정부 들어서 상처를 입고 이탈했는지 겸허하게 반성해 봅시다. 80이 넘는 나이의 김종인 위원장이 무릎을 꿇으면서 시작한 전라도에 대한 진정성 있는 움직임이 우리당 의원 전원의 5.18 기념식 참여라는 파격을 넘어 완전한 꽃을 피우지 못했는지 성찰합시다. 지난 잼버리에서의 책임 떠넘기기를 반성하고 민주당보다 빠르게 새만금 관련한 우리의 대선 공약이 실현될 수 있도록 예산을 복구하기 위해 움직입시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이란, 공산전체주의와 같은 허수아비와 싸우면서 이런 문제들을 내버려두지 말라는 강력한 주문입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내내 빨간색 옷을 맞춰 입고 강서구에서 회식을 한 뒤 보고서에 그 실적을 보고하는 전략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은 이런 민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토론하고 논쟁했어야 하고 그랬다면 선거의 결과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것입니다.

오늘의 사자성어는 결자해지(結者解之)입니다.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주십시오.

흔히들 검사가 오류를 인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더는 대통령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을 시도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대통령께서는 더는 검사가 아닙니다. 집권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들을 인정해 주십시오. 대통령실 관계자의 성의 없는 익명인터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진실한 마음을 육성으로 국민에게 표현해 주십시오.

내부총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여당 내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막아 세우신 당신께서 스스로 그 저주를 풀어내지 않으면 아무리 자유롭게 말하고 바뀐 척 해봐야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고 그 저주는 밤비노의 저주만큼이나 오랜 시간 동안 여당을 괴롭힐 것입니다.

사람 뒤에 숨지 않는 The Buck Stops Here. 그것이 대통령이 반복해서 새기던 초심이 아닙니까.

마지막으로 가수 토이의 스케치북의 노랫말을 인용합니다.

옆에 있었던 소중한 것들을 잊고, 이기적인 삶을 걸어왔다면
고민하지 마십시오. 좀 잘못되면 어떻습니까.
지우개로 지우면 됩니다. 새로운 그림을 그릴 때가 되었습니다.

바로 오늘부터 국회 여당 내에서 누군가가 박정훈 대령이 다시 채 상병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직분에 충실할 수 있도록 소리를 높여 주십시오. 무턱대고 의대정원을 늘려서 의료대란을 일으키지 말고, 국민에게 용기 있게 비인기 진료과목의 수가 재조정과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주십시오. 하나의 흘러간 사건으로 넘겨버리기엔 너무 큰 상처가 된 서이초등학교 사건을 딛고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야기합시다.

좀 서투르면 어떻습니까.

대통령 선거에서 많은 것이 잘못되어 가고 있을 때, 그것을 뒤집고 승리에 도달하기까지 60일이면 충분했습니다. 여당이 스스로 잘못을 반성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180일이면 어떤 색을 칠할 수 있을까, 그 고민의 시작은 대통령의 결단과 용기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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